Feb 162008
5am
우리가 진심을 이야기하는 시간
# 30
맥주와 삼겹살과 노래와 파티
“이젠 말해줄 수 있어?”
아무 말 없이, 시쳇말로 ‘후까시’를 잡고 있던 신준을 바라보며 민선이 조심스레 묻는다. 무표정한 신준의 얼굴에 갑자기 함박웃음이 번진다. 신준의 웃음을 보며 민선도 빙그레 웃는다. 그 날, 그 때 그랬던 것처럼 두 사람의 웃음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가식으로부터 시작되었을런지도 모른다. 곤란한 질문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신준의 본능이 그 시작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분위기에 닭살이 돋았는지, 갑자기 창현이 일어나 헛기침을 한다. 그리고 갑자기 가만히 앉아 있던 승욱의 등을 떠민다. 갑자기 중앙으로 떠밀린 승욱은, 엉뚱하게도 숯불 위에 (대부분 다 익은) 삼겹살을 뒤집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 뻘쭘한지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승욱이 선택한 노래는 김광석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다. 술이 얼큰하게 오른 탓인지, 자연스럽게 승욱의 목소리가 커진다.
“노친네같애.”
민선이 승욱의 노래를 들으며 낄낄댄다. 그렇지만 어느새 고개를 까딱거리며 리듬을 타고 있다. 신준이 승욱의 노래에 맞춰 자연스럽게 노래를 따라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를 잘 못 하는 창현은 그 노래의 행렬에 동참하는 대신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을 주워먹는다. ‘기타가 있으면 반주를 곁들일 수 있을텐데’하고 생각하지만, 요즘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옛스런 풍경을 떠올리고서는 이내 픽, 웃고 만다. 기타 치고 노래하는 캠프파이어 따위야 운동권 자식들의 MT에나 어울리는 법이지, 문선도 곁들여서. ㄲㄲㄲㄲ, ㄲㄲㄲㄲ, 웃음이 전염된다.
과거를 생각하자면, 류신준은 전민선을 잔인하게 버렸다. 두 사람이 만나던 ‘잠들기 좋은 방’은 이제 후배들의 합주 연습실로 변했다. 신창현은 류신준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 신창현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류신준을 향한 날카로운 칼을 갈았다. 마음 속에서 그 칼은 회칼이 되기도 하고, 권총이 되기도 했으며, 심지어 폭탄이 되기도 했다.
그 많은 아픔들을 어찌 다 잊을 수 있을까. 서로에 대한 증오와 미움들을 어찌 없던 일로 바꾸어버릴 수 있을까. 그러나 사실, 그렇기 때문에 이 파티가 필요하다.
맥주는 흘러넘치는 거품 속에 모든 것을 희미하게 덮어버리고, 삼겹살을 굽는 이 분위기가 그 모든 아픔을 숯불의 따스함으로 덥혀준다. 노래는 그들이 아직 못다한 이야기들을 류신준의 ‘우는 목소리’로써 승화시키며, 이윽고 이 마당은 파티의 장소가 된다. 노친네같은 파티.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와 함께 하는 파티가 된다. 서로를 미워할지라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울지라도 파티는 계속된다.
아무 말 없이, 시쳇말로 ‘후까시’를 잡고 있던 신준을 바라보며 민선이 조심스레 묻는다. 무표정한 신준의 얼굴에 갑자기 함박웃음이 번진다. 신준의 웃음을 보며 민선도 빙그레 웃는다. 그 날, 그 때 그랬던 것처럼 두 사람의 웃음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가식으로부터 시작되었을런지도 모른다. 곤란한 질문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신준의 본능이 그 시작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분위기에 닭살이 돋았는지, 갑자기 창현이 일어나 헛기침을 한다. 그리고 갑자기 가만히 앉아 있던 승욱의 등을 떠민다. 갑자기 중앙으로 떠밀린 승욱은, 엉뚱하게도 숯불 위에 (대부분 다 익은) 삼겹살을 뒤집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 뻘쭘한지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승욱이 선택한 노래는 김광석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다. 술이 얼큰하게 오른 탓인지, 자연스럽게 승욱의 목소리가 커진다.
“노친네같애.”
민선이 승욱의 노래를 들으며 낄낄댄다. 그렇지만 어느새 고개를 까딱거리며 리듬을 타고 있다. 신준이 승욱의 노래에 맞춰 자연스럽게 노래를 따라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를 잘 못 하는 창현은 그 노래의 행렬에 동참하는 대신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을 주워먹는다. ‘기타가 있으면 반주를 곁들일 수 있을텐데’하고 생각하지만, 요즘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옛스런 풍경을 떠올리고서는 이내 픽, 웃고 만다. 기타 치고 노래하는 캠프파이어 따위야 운동권 자식들의 MT에나 어울리는 법이지, 문선도 곁들여서. ㄲㄲㄲㄲ, ㄲㄲㄲㄲ, 웃음이 전염된다.
과거를 생각하자면, 류신준은 전민선을 잔인하게 버렸다. 두 사람이 만나던 ‘잠들기 좋은 방’은 이제 후배들의 합주 연습실로 변했다. 신창현은 류신준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 신창현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류신준을 향한 날카로운 칼을 갈았다. 마음 속에서 그 칼은 회칼이 되기도 하고, 권총이 되기도 했으며, 심지어 폭탄이 되기도 했다.
그 많은 아픔들을 어찌 다 잊을 수 있을까. 서로에 대한 증오와 미움들을 어찌 없던 일로 바꾸어버릴 수 있을까. 그러나 사실, 그렇기 때문에 이 파티가 필요하다.
맥주는 흘러넘치는 거품 속에 모든 것을 희미하게 덮어버리고, 삼겹살을 굽는 이 분위기가 그 모든 아픔을 숯불의 따스함으로 덥혀준다. 노래는 그들이 아직 못다한 이야기들을 류신준의 ‘우는 목소리’로써 승화시키며, 이윽고 이 마당은 파티의 장소가 된다. 노친네같은 파티.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와 함께 하는 파티가 된다. 서로를 미워할지라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울지라도 파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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