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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 the game (1)
교복 차림의 남자애 하나가, 공원 앞 대로에서 너무나 당당하게 담배를 한 개피 꺼내다 꼬나물었다. 연기가 수 차례나 그의 기도를 따라 드나들었지만 누구도 그 풍경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저 몇 명의 잘 차려입은 여자들이 자기네들끼리 삿대질을 하고, 수근거리며 그 옆을 스쳐지나갔을 뿐이다.
오히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건, 그 후에 등장한 어떤 청년의 행태였다. 그는 성큼성큼 그 고교생을 향해 다가가더니만, “뻑” 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그 뒤통수를 ‘갈겼다’. 그 광경에 소스라치게 놀란 사람들이 무슨 일이라도 나는 것 아닌가 하고 걱정스레 그 쪽으로 시선을 집중했지만, 막상 별 일은 없었다. 고교생의 입에서 “왜 때리고 지랄이야?”하는 상스런 소리가 나오긴 했지만, 그리고서는 몇 번의 욕설을 더 주고받긴 했지만 결국 청년도 고교생도 낄낄거리며 나란히 공원 벤치에 앉았다.
“잘 하는 짓이다, 교복 입고, 담배 꼬나물고.”
“담배는 형도 피우잖아? 뭐 어때서 지랄이야.”
청년은 무어라 대꾸하려다가, 이내 그것이 소모적인 일임을 직감하고 그만둔다. 누구나가 동의하는 것처럼 한국의 고교생은 세상에서 가장 입이 거친 종족이므로, 승욱(이것이 청년의 이름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욕설을 총동원하더라도 손해볼 게 뻔한 장사다. 대신 승욱은 이 고교생을 찾아온 원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바로 본론으로 접어든다.
“애들이랑 얘기는 해 봤어?”
“거절할 이유가 없지.”
그는 거침이 없다. 예의상 몇 번 말돌리기라도 할 줄 알았더니만, 그냥 바로 오케이다. 승욱은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일사천리구만.”
“당연한 거 아냐? 이 기횔 놓치면 언제 또 올지 모르는데. 다들 기대중이니까, 실망시키지 말라고.”
승욱은 유쾌하게 웃었다. 맞는 말이다. 그들은 음지에서 춤을 춘다. 그러면서 춤에 대한 온전한 사랑이니 음악에 대한 열정이니 하는 소리를 잔뜩 갖다붙이며, “아이돌은 유치해”, “TV는 관심없어” 운운한다. 그러나 사실 TV 속 슈퍼스타가 되는 꿈은 어릴 때부터 누구나의 소유물이었지 않은가. ’33인의 합주’ 같은, 바로 그 유치한 아이돌이 될 기회가 왔음에도 그 거짓 자족감과 자존감을 억지로 세울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예의가 대체 무엇이며, 자존감은 또 대체 무엇인가, 시대는 너무나 발전했고, 그래서 세상은 성큼성큼 걸어가기에도 너무 넓은데.
- 그래도………
승욱은 그냥 옛적의 어떤 두 친구를 생각했다. 그 두 사람도 고등학생이었다. 한 사람은 베이스를 배우며 사회주의자를 꿈꾸던 귀여운 양아치였고, 한 사람은 노래를 불렀으며 의치한을 목표로 하는 (겉으로는) 성실하고 (속으로는) 약아 빠진 보통 고교생이었다. 그 중 한 아이는 죽었고, 한 아이는 그 목소리를 잃어가고 있다. “System of a down”의 시대에서 그에 압살당했던 두 아이가, 이렇게 그 흔적을 남겨 다시 되돌아왔다는 생각을 하니 어딘가 가슴이 쓸쓸해졌다. 베이스와 록이, 이제 춤과 힙합으로 바뀌어 좀 더 솔직한 모습으로 재현되었다.
그제서야 이 아이의 그 거친 입담과, 그 속에서 튀어나온 “담배는 형도 피우잖아” 하는 핑계가 승욱의 굳어버린 머리를 이해시킨다. 그래, 나도 피우는 담배, 이 아이가 피우지 말라는 법이 또 무엇인가. 류신준과 신창일이 고통스러워했던 “System of a down”의 시대는 또한 “Blueprint” 두 장의 시대이기도 했다. 변화한 시대에 인사를, 그리고 33인의 합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이 고교생들이 누리는 몸의 플로우에 경의를. 그래, 내가 피우는 담배, 그대 역시 피워도 될 것이다. “미안하다, 때린 거.” 뜬금없이 말한다. 웃어 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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