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채 일 초가 되지 않는 찰나의 실수로 발을 헛디딘 스스로의 부주의를 한탄해야 하는 것일까. 방금 전까지만 해도 현실이 될 거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이 극도로 비현실적인 현실 앞에서 짓이겨지는 고통과 함께 땅으로 낙하한다. 그리고 이윽고 온 몸의 뼈가 울리는 둔탁한 충격음과 함께, 나는, 죽었다. 그러나 그 순간, 내 앞에는 다시 숲이 보이기 시작했다. 깜빡 잠이 들었던 것일까? 혹 흔한 기시감이었던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혹 순간 망상 [...계속 읽기]
ㅍㅍㅅㅅ에 실린 ‘응답하라 2012: 통합진보당은 야권연대에 트로이의 목마였다’를 읽고 짧은 잡설. 일견 민주당 편향적으로 보이는 내용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야권연대의 실패를 통합진보당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어느 정도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1. 독비제로의 전면 개편과 소선거구제 하 석패율제의 도입, 무엇이 더 나은 대안인가? 물론 정당의 당론이나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어느 한 쪽을 밀 수는 있겠지만, 난 개중 무엇이 반드시 우월한 대안이라 확언하여 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장단점이 있다. 안철수가 의석수 축소를 들고 나와 광범위한 [...계속 읽기]
어제 자리에선 문득 갤럭시S4 발표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두 사람의 의견이 갈렸다. 나는 괴물 같은 스펙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삼성은 앞(애플)을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 뒤(다른 안드로이드 경쟁자들)를 돌아봐야 할 순간이 왔음을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이미 안드로이드의 왕좌에 오른 삼성에겐 벤치마킹할 상대가 없어진 반면, 경쟁자들은 이미 삼성이 주는 효용을 손쉽게 따라하거나 오히려 더 먼저 제공하기까지 하고 있기 때문. 갤럭시S4가 핵심 기능으로 소개한 스마트 포즈(Smart Pause?) 같은 경우 LG가 먼저 옵티머스 G 프로에서 비슷한 [...계속 읽기]
아무리 지금이 그런 시대라곤 해도, 이건 좀 너무했다 싶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다. 이게 무슨 의료 취약지에 의사들이 자진해서 들어가 의술을 베푸는 일도 아니고, 6개월이나 주말을 포함해 근무하는 현장팀 일원을 자원봉사자로 뽑는다니. 정말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봉사의 대상이 될 물건이라고 생각해서 자원봉사자를 뽑는 것일까? 일전 재능기부같은 기만적인 말을 쓰지 말라는 요지의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자원봉사라는 말이 오히려 더 기만적인 것 같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피날레로는 Do you hear the [...계속 읽기]
‘현대판 화타’ 장병두 씨. 그러나 병원에서도 포기했다는 환자들에게 한약을 지어두고 50만원 씩을 받던 그는, 사실 의사 면허도, 한의사 면허도 없는 무면허자다. 얼마 전 그에 대한 유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000만 원. 대법원은 “단순히 어떤 질병을 상당수 고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사실 이 사건은 판단하기 어려운 사건은 아니다. 의료법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계속 읽기]
슬로우뉴스에 올린 글, “당신의 가족은 건강하십니까“의 후기. 처음의 의도와는 상당히 달라진 글이 되었다. 처음 의도했던 건 소위 ‘집에서 먹는 밥’의 신화를 깨는 글을 써 보자 하는 것이었는데, 이런 저런 근거를 보충하다 보니 “나트륨은 나의 적 나트륨을 죽입시다”에 더 가까워진 느낌. 실제로 나트륨이 ‘집에서 먹는 밥’, 그러니까 한식의 가장 큰 문제점이기도 하고. 언론은 요즘 젊은 사람들의 입맛이나 외식 위주의 식습관이 나트륨 과다 등의 문제를 일으켰다고 보도한다. 물론 그것도 맞는 지적이긴 한데, [...계속 읽기]
예전에 썼다가 사정상 출판되지 못한 글을 블로그를 통해 출판합니다. 4~5월 방송에 대한 미디어 비평이 이제야 실리는 것 또한 그런 까닭. “해외 누리꾼과 언론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패스트푸드 음식의 추악한 비밀이, 잠시 후 저희 미각 스캔들에서 공개됩니다.” 4월 22일, JTBC ‘미각스캔들’은 이런 호기로운 선언과 함께 무려 4주간 계속된 대장정을 시작했다. 방송은 미국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썩지 않는 햄버거’ 동영상을 소개하며 그 포문을 연다. 동영상의 내용인즉 짧게는 수 일, 길게는 수년 동안 상온의 개방된 [...계속 읽기]
트위터는 맥락을 140자 단위로 나눠버린다. 논의의 흐름은 그 140자의 한계에 갇혀 계속 끊어지고, 끊어지고, 끊어진다. 문제의 시작은 박권일씨가 리트머스에 올린 글이었다. ‘관성적 야권연대 넘어 탈핵연대로’. 그 내용인즉 이렇다. 진짜 전선은 바로 탈핵이며, 핵 마피아들과의 전쟁을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 야권연대가 ‘핵발전소 전면 재검토’를 합의했으나 이것은 탈핵 원칙의 후퇴다. 글은 링크를 통하면 바로 읽어볼 수 있다. 혹자의 표현을 빌자면, 이 글은 한 줄의 슬로건을 위해 쓰여진 글이다. “탈핵”. 그것도 아주 강력한 [...계속 읽기]
문. 이하는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을 간략하게 요약한 것이다. 다음을 읽고, 학생인권조례 관련 논란에서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킨 사람 또는 집단을 고르시오. – 2010년 10월 22일, 홍세화 학벌없는사회 공동대표를 청구대표자로 학생인권조례의 제정 청구서가 제출되었다. 이것은 이른바 ‘주민발의’라고 해서, 자치단체의 조례 제정 및 개폐등에 관해 주민들이 직접 제안하는 제도에 따른 것. 일정 수(유권자의 1%) 이상의 주민 서명을 받음으로써 성립된다. 이는 10월 27일 주무부처인 교육청에 의해 공표됨으로써 본격적인 서명이 시작되었다. – 학생인권조례제정 서울본부는 sturightnow.net이란 사이트를 통해 학생인권조례의 주민발의안(案)을 [...계속 읽기]
# 조선 사설, “대기업들이 하도급 활용하는 이유는 경기 나빠졌을 때 인력 줄일 수 있는 다른 방법 없기 때문… 하도급 근로자 보호하기 위해선 주주, 경영진, 정규직이 기업의 부담을 분담할 필요 있어”. 시작은 주주, 경영진, 정규직 전체의 분담을 요구하며 시작했으되, 결국 내용은 “해마다 몇% 임금 인상을 투쟁 목표로 내세워온 정규직의 기득권 양보 없이는 문제 풀기 어렵다”로 끝. 주주와 경영진의 몫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음. 이래야 조선이긴 한데. # 이철민 조선일보 디지털뉴스부장, “항해는 사라지고 [...계속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