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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강용석 폭풍이 지나간 날. 일간지 오피니언의 그 어떤 란도, 이 해프닝을 압도하는 ‘뻘스러움’을 자랑하지는 못하리니.
정몽준 의원이 조선일보에 칼럼을 기고했다. 뉴타운 정책을 옹호하는 내용의 칼럼인데, 칼럼의 내용보다 눈에 띄는 부분이 네 번째 문단. 대강 요약하자면 “재개발이 주택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은 아니며, 이는 마치 감기로 열이 있는 것을 증세라 해야지 원인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해열제를 쓸 순 있지만 근본 처방은 감기의 원인인 바이러스를 몰아내는 치료약” 이라는 내용이다. 뭐 비유로 설명하겠다는 의도는 좋다 쳐도.
감기의 치료 – 특이적인 치료법은 없다. (네이버 의료정보)
일반적인 감기를 치료하는 검증된 항바이러스제는 없다. (위키백과)
이상에서 볼 수 있듯이 감기의 근본 처방은 감기의 원인인 바이러스를 몰아내는 치료약이… 아닌 것 같다. 그런 거 없다. 영 좋지 않은 비유.
역시 조선일보의 기자수첩 중에서. 학교폭력 대책 강의를 듣는 교사들이 강연에 집중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잡담을 하거나, ‘일어나 달라’는 요청을 묵살하거나 했다고. 기자는 학교폭력에 대한 교사들의 진지한 자세를 주문하는 것 같지만, 이거 아무래도 모양새가 좀 묘하다. 저기서 ‘교사’만 ‘학생’으로 바꾸어 읽어 보자.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잡담을 하거나 교사의 지도를 아예 무시한다.” … 이건 누가 봐도 교사들이 그토록 부르짖던 ‘교실 붕괴’의 현장인데!? … 아무래도 교사들도 체벌을 해야 할 모양이다.
문화일보 사설, “박정희 기념관 개관… 이제 논란 접고 ‘한강의 기적’을 이룬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억하며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공간으로 삼아야”. 공과 과를 구분해 평가하자는 견해도 나는 솔직히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 편인데, 아예 공만 바라보자는 이런 견해는 뭐 도대체 봐 줄 만한 구석이 없다. 전태일과 인혁당의 역사도 자랑할 문화일보의 패기.
문화일보가 사설에서 ’1953년 형법 제정 이래 일관해온’ 형사미성년 규정을 합리적으로 하향 재조정할 것을 주문했다. 형사미성년 규정을 하향해야 한다는 주장은 나름의 논거도 있고 꽤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주장이니 뻘소리라고 치부하기는 조금 어렵지만, 사실 ’오래 됐으니 고치자’는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사족이다. 당장 14세 미만에 대해 책임능력이 있다고 추정하는 나라는 거의 없을 텐데?
조선일보도 최근 형사미성년 규정에 대한 기사를 하나 썼는데, ’선진국들은 대부분 형사미성년 규정이 한국보다 엄격하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기사 자체만 봐도 미국, 영국 정도만 빼면 별로 선진국이 더 엄격해 보이지가 않는다. -_-;; 또, 영국 등은 형사미성년자 기준이 낮은 일부 국가에 속하나 (만 10세 미만) 원칙적으로 14세 미만에 대해서는 책임능력이 없다고 추정한 뒤 악의가 확실히 증명되었을 때만 번복하는 식으로 적용한다고. 국가별 형사미성년자 기준에 대한 자료는 출처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어 일단 인용을 보류한다. 단, 한국의 형사미성년자 기준 연령이 선진국에 비해 결코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은 아니며, 미국 정도를 제외하자면 한국과 비슷한 나라가 대부분이고 오히려 한국보다 높은 나라도 여럿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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