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오늘 폭력 게임을 기자가 직접 체험해봤다는 기사를 썼는데요. 뭔가 이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게임은 ‘맨헌트 2′라는 게임인데, 등급외 판정으로 수입이 금지된 게임입니다. 그런데 기자는 이걸 “한 파일공유 사이트에서 300원을 내고 내려받아 체험”했다고 하네요. 게임의 유해성을 실험해 보는 건 좋다지만, 300원 내고 다운받았다는 얘길 너무 당당하게 하십니다?
구창모 한국체육학회 수석부회장은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체육 활동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체육을 통해 페어플레이, 스포츠맨십, 사회성, 예의 및 질서, 동료애 등을 배울 수 있다고 하네요. 저는 좀 의아한 게, 생활체육이 학교폭력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설득력이 있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특히 가해 학생의 폭력성을 감소시킬 수 있을지. 스포츠맨십이란 이름으로 막연하게 불리는 정신도 뭔지 잘 모르겠어요.
체육시간을 늘리면 학교폭력이 없어진다는 얘기는 체육계에서 늘상 나오는 얘기입니다만, 이런 얘기 하시기 전에 체육계에서 횡행하는 폭력 문화부터 없애죠. 학교 체육부와 대학교 체육학과는 그야말로 조폭 수준의 폭력이 일상화된 공간으로 그 사회적 문제가 심각한데, 체육 시간을 늘린다고 학교 폭력이 줄어든다는 순진한 생각을 하시니 참 난감하지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학교폭력이 문제라고 하니 체육학회에서는 체육이 대안이라고 하고, 삼림학회에서는 삼림이 대안이라고 하고, 농어촌계에서는 농촌체험이 대안이라고 하고… 여기저기 대안이 쏟아져 나오는군요. 개중 진지한 고민이 선행된 대안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디넷은 스마트폰 판매대수에서 애플이 삼성전자를 이긴 게 공짜폰 때문이라고 보도합니다. 데이터 포함 2년 약정 걸어야 하는 3GS가 공짜폰이라니, 실제 할부원금은 50만원 이상일 텐데, 한국에서 이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폰이 몇 대나 된다고 이러시나요? 게다가 CIRP 조사에 따르면 3GS의 판매비율은 전체 아이폰 중 4% 수준이고, 아이폰 4S가 90% 수준이라고 하던데요. 고가의 최신 제품 판매 비중이 이 정도로 높은 휴대전화 회사는 애플 말곤 없다고 봐야죠?
지디넷은 이제 최소한의 객관성이나 공정성도 포기한 것 같습니다. 그냥 삼성 사보 IT 섹션으로 들어가는 게 어떨까요?
조선일보는 시사인의 ‘나경원 1억 피부과’ 보도가 사실이 아니며 실제 나경원 의원이 지불한 진료비가 550만원 수준이라는 경찰 발표를 인용하여, 선거철 흑색 선전이 도를 지나쳤다며 ‘나경원법’ 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선거 흑색선전 사범은 신세를 망치게 해야 한다고도 말하네요. 조선일보가 보는 세상에는 어제 시사인이 경찰 발표에 항의하는 뜻에서 인터뷰 원본 동영상을 공개했던 건 깔끔하게 지워져버린 것 같아요. 인터뷰 원본 동영상을 보면 경찰 발표와는 달리 “1억 원이 기본, 젊으니까 5천만원이면 된다” “연회비 방식으로만 진료한다” 는 등의 발언이 그대로 담겨 있더군요.
조선일보는 만물상에서 휴대전화 없이 살기를 실천하며 대화, 로맨스, 공부를 즐기게 되었다는 사람들의 일화를 소개합니다. 댓글이 인상적이네요. “아예 사람도 안 만나고 사니 좋더라는 책을 썼던 사람도 있다.” 그래요, 딱 그 수준의 가십이죠.
동아일보는 소녀시대, 카라를 비롯한 가수들의 한류 열풍을 소개하며, 의료 한류 역시 주목할 만하며 더 큰 도약을 위해 민간자본의 의료시장 진출을 막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정작 가장 논란이 될 만한 논점인 ‘민간자본의 의료시장 진출’에 대한 근거는 거의 없다시피하네요. 사설 구조가 뭐 이래요?
문화일보는 ‘학생인권조례에 학교의 목소리가 안 담겨 유감’이라는 이재진씨의 기고를 실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인권을 보장하려는 것 뿐이라면 민주사회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올 리가 없다며 학생인권조례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하네요. 아하, 그래서 차별금지법이 그런 반대의 목소리에 부딪치고 좌초되었군요! 차별금지는 인권과 별 관계가 없으니까요! 미국에서 노예제도와 관련해 전쟁까지 벌어졌던 건, 노예제도는 인권 침해와 아무 관계가 없기 때문이었구요.
문화일보 김희평 논설위원은 시론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엉뚱한 효과를 부를 수 있다며, 근로시간 단축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이 해답이라고 주문합니다. 자, 그럼 생산성은 어떻게 향상시킬까요? 적당히 좋은 말로 문제를 호도하고 진짜 어려운 문제는 대강 뭉개고 넘어가는 게 이런 사이비 시론의 특징이죠. 저도 비슷한 사설을 하나 써 보고자 합니다. “복지 정책 과잉은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우리 모두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게 해답이다”. 이런 소리는 굳이 칼럼니스트가 아니라도 할 수 있어요.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은 문화일보 오피니언에서 ‘상호적 호혜공존 원칙’ 등을 내세운 한나라당 정강이 안보관을 의심케 한다며, 북한의 목표는 언제나 공산 통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그는 한나라당이 ‘대한민국적 가치’ ‘핵심적 가치’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하는데요. … 제가 이 글을 두 번 읽었는데 그래서 그 대한민국적인 핵심적 가치가 뭔지는 안 나와 있네요? “북한의 목표는 공산 통일이니, 한국은 호혜주의 같은 걸 하면 안 되고 핵심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라…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알 것 같기도 하네요.
한국경제는 사설에서 정의, 법치, 예의가 무너지고 이중잣대, 마녀사냥이 횡행하고 있다며, 사회악을 재벌과 대기업 탓으로 돌리는 썩은 정치가 그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대기업과 부자를 부러워하면서도 이를 비난하는 행위는 이중잣대라고 지적하네요. 돈이 많아서 펑펑 쓰고 다니는 건 부럽습니다만, 그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를 생각하면 끔찍한거죠. 이걸 이중 잣대라고 칭하는 한경이야말로 모든 가치를 하나의 잣대로 보는 바보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네요. 그 하나의 가치가 ‘대기업님 딸랑딸랑’임이야 비밀도 아니겠구요.
한국경제는 사설에서 대통령을 대놓고 공격하고 민노당에 당비를 낸 전교조의 손을 들어주고 돈 준 사람을 석방하는 등, 사법부에 정신이상자가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주장합니다. 법원 판결문은 어디 사설처럼 그냥 대강 갈겨 쓴 읽으나 마나 상관 없는 글이 아니죠. 다 읽기 힘들면 요지라도 좀 읽고 비판합시다. 하물며 이런 식의 막말을 지면으로 내뱉을 거라면 더욱.
2 개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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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기사는 일부러 멀리하는데 덕분에 좋은 기사 하나 접하고 가네요.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