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천 서울디지텍고 교장은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문제의 시비를 판단하지 않는다면 이는 학교가 아니라 학원에 불과하다며, 동성애자 학생을 발견했을 때 시비를 판단하지 않고 그냥 “네 결정을 존중한다” 하면 그만이냐 반문합니다. 그렇게 하란 거 맞습니다 이 멍청아.
한편 같은 기고문에서 곽 교장은 종립 학교에서 학교의 기반인 종교적 가르침에 반하는 행위에 대해 판단을 유보하라는 것은, 곧 종립학교를 배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이는 헌법상의 권한을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라 지적합니다. … 헌법의 창조적 재해석! 종교의 자유를 “타인에게 내 종교적 가르침을 강제할 자유”로 해석하시는 모양입니다. 그런 거 아니야…
곽일천 교장은 말미에서 “나만 옳다는 교육”이 이 시대의 죄악이라고 주장합니다. 그걸 아는 사람이 동성애자를 보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가치판단을 해야 되고 종립학교에선 채플을 무조건 해야 되고 그런 주장을 하나요. 곽일천이 말하고 싶은 내용은 정확히 하자면 이런 내용이겠죠. “네 생각은 틀렸고 내 생각만 맞다. 내가 ‘내가 맞다’고 하면 좋은 교육이고 네가 ‘내가 맞다’ 하면 그건 나쁜 교육이다.”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은 분노할 때보다 이를 반성할 때 폭력의 위험성이 더 크다며, 기존의 것을 낡고 잘못된 것으로 규정하여 전부 부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날 사회에서 어른이 사라졌다며, 유권자가 무조건 옳다는 믿음 역시 어른이 사라진 사회를 재현할 것이라고 주장하네요.
이에 대해 한 댓글은 “투표연령 낮추고 사리판단이 미숙한 이들에게 아양을 떨다 보니 할애비 수염 뽑는 것 쯤이야 아무 것도 아닌 게 됐다”며 동조합니다. 단평이 필요할까요. 댓글이 칼럼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네요.
조선일보는 오늘 ‘게임, 또다른 마약’이란 기획기사를 대규모로 실었습니다. 기획기사 전체적으로 조선일보다운 치사한 프레이밍이 돋보입니다만, 무엇보다도 돋보이는 건 이 기사입니다. “유아에 게임 주는 것은 음식쓰레기를 곁에 두는 꼴”이라는 전문가의 견해를 소개했네요. 그런데 그 전문가가 누구냐 하면 권장희.
셧다운제 관련해서 그 막말과 비논리, 근거 없는 선동의 향연을 쏟아냈던 그 게임 반대론자가 갑자기 게임 전문가가 되었군요. 이 사람의 명언 중에는 “게임하면 뇌가 짐승이 된다”는 얘기가 있었죠. 그래서 뇌가 짐승인 청소년이 넘쳐난다나.
정성희 기자는 동아일보 횡설수설에서 뭔가를 횡설수설했습니다. “중 2병은 중학교 2학년생에게 나타나는 병”으로 “무개념, 허세를 나타낸다”라는데 그거 그런 거 아니야… 그리고 ‘삼위일체뇌’를 인용한 부분도 뭔가 학문적 성과를 인용한다기보다 선정성을 극대화한다는 느낌이 크죠?
파충류 뇌 / 포유류 뇌 같은 얘기는 뇌 진화론의 연장선상에 있는 얘기로 뇌 진화론을 설명하기 위해 뇌 진화론자들이 채택한 단어라고 하는데요, 기사에서는 소아의 뇌 발달 과정을 설명하는 데 사용하고 있어요. 물론 이런 식의 용례가 전혀 없었으리라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만… 기사 안에서는 무슨 중학생을 파충류에 빗대는 듯한 모양새로 쓰고 있어서, ‘중학생 = 파충류’라는 기괴한 도식이 만들어지고 있죠. 사실 선동이란 측면에선 대단히 기술적이고, 좀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문창극 중앙일보 대기자는 칼럼에서 박정희 중심의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에 공헌한 민주화 세력 모두의 공헌으로 한국이 선진국이 되었다며, 이 대결구도는 선진국형의 보수 대 진보의 구도와 맞아떨어진다고 주장합니다. 박정희의 계승자가 선진국형 보수라는군요. 대체 무슨 선진국과 비교를 했길래 …
문화일보는 이병수씨의 편지를 오피니언란에 실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자신이 잘 알지도 못하는 인권을 억지로 주장하게 하는 것은 비교육적 처사라네요. 참 이런 글을 잘도 실어줍니다…
조/중/동 3개 신문 사설은 오늘 일제히 경찰의 중간 발표를 인용, “나경원 후보의 피부과 진료비는 550만원 수준”이라며 시사인과 나꼼수가 괴담을 퍼트리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이 사건이 SNS를 통해 퍼져 ‘SNS의 파괴력’을 보여주었다며, 이런 허위 폭로를 차단하고 사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실 시사인의 그 폭로 기사는 그다지 좋은 기사는 아니었지 싶고, ‘피부과에 1억을 썼다’ 같은 데 화제가 집중되어서는 곤란하지 않겠느냐 하는 의견을 표한 바도 있어서 딱히 시사인을 응원하고 싶은 생각은 없긴 한데… 만에 하나 시사인이 녹취록을 가지고 있고 경찰이 이를 확인했음에도, 시사인 보도를 끝까지 명예훼손으로 걸고 넘어진다면 문제가 되겠죠. 다만 현재 상황으로선 자칭 보수지들의 보도에 따르면 시사인은 아직 녹취록을 꺼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과 별개로 타이밍과 협동 플레이(…)가 너무 기가 막힌 점도 있습니다. 나경원 총선 출마 발표 (28일) – 경찰, “나경원 피부과 진료비 550만원” 중간수사발표 (30일) – 보수지, 일제히 시사인 / 나꼼수 / SNS 비난 사설 (31일).물론 타이밍 하나 때문에 음모론을 제기하는 건 위험한 자세고, 그럼 후보의 출마 선언 때문에 수사 발표를 늦추라는 거냐는 반문도 가능하지만… 최종 발표도 아니고 중간 수사 발표인 데다, 이틀 간격은 좀 너무하단 느낌도 들죠.
한편 그보다 이들 사설은 가만히 있던 SNS를 까는 데 정력을 쏟아붓고 있기도 합니다. 시사인이 왜곡 보도를 한 게 맞다는 전제 하에, 정상적인 논리 구조라면 나올 만한 결론은 ‘SNS의 해악’이 아니라 ‘언론사의 몰아가기식 인터뷰 관행’과 ‘구미에 맞는 적당한 왜곡 보도’ 쪽이어야죠. 모든 이슈를 SNS의 해악으로 몰고 가는 이 자세야말로 진정한 깔때기로군요.
뭐, 이 기사를 보면 SNS의 해악이 심각해 보이긴 합니다. 여성의 사진을 프로필로 걸고, 토씨 하나 안 틀린 똑같은 문장으로 조선일보 기사를 퍼나르는 유령 트위터 계정이 대규모로 존재한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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