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오늘 사설에서 ‘대통령 심판하겠다’는 문자를 보낸 양영진 경감을 두고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개인적 불만과 국가 원수에 대한 태도를 분리하지 못한다면 공무원 자격 미달”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최고지휘권자인 대통령에게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심판하겠다’ 같은 말을 직접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에서 문책이 부당하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개인적 불만’과 ‘원수에 대한 태도’같은 이분법을 내민 조선일보 사설도 그리 바람직한 시각 같지는 않습니다.
그건 그렇고 대통령님 문자 좀 그만 보내세요. 그게 무슨 IT고 더 가까워보이고 이렇게 보이시겠지만, 사실 받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성의도 없어 보이는 게 문자입니다. 사사로운 안부도 문자로 보내면 “이거 또 단체 문자네” 하고 무시하기 십상이죠.
교권조례를 추진하겠다는 서울시교육청에 대해 동아일보가 “교권 추락이 우려된다면 교권조례를 추진할 게 아니라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면 된다”며 “인권조레는 구시대적 획일주의의 산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동아일보의 논리를 따르자면, 대한민국은 법에 의해 일률적으로 통제되고 있으니 법을 빨리 폐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헌법은 구세대적 획일주의의 산물입니다. 또한 대한민국은 인권을 획일적으로 보장해서는 안 됩니다. 대중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잘못 입을 놀리면 사회를 잘못된 방향으로 몰아갈 수 있는 기자의 인권에 대해서는 따로 규정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UN의 다양한 선언도 전부 구세대적 획일주의로 따를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원문을 읽어보니 학생인권조례는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자유와 교육의 다양성에, 자치 및 참여, 소수자에 대한 보호 등을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럴수가, 학생인권조례는 다양성에 대해 규정한 구세대적 획일주의의 산물이군요. 대단합니다.
또 동아는 같은 사설에서 광주교권조례의 ‘‘교원은 교육행정기관, 학교행정가, 학부모 등과 사회로부터 교육활동에 관한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않는다’는 조항이 전교조가 정치적 이념을 내세우는 데 방패로 쓸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화장실에서 쓰기에도 아까운 종이쓰레기입니다. 저건 ‘교권’의 가장 기본적인 정의거든요.
동아의 사설을 한 줄로 요약해 봅니다. “교권을 보장하라, 그런데 교권을 보장하면 안 된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여권 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준다’는 외교통상부 방침에 대한 사진업계의 반발을 ‘국민 편익 빼앗는 직역이기주의’로 규정하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 후생은 최우선입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도외시하고 신문을 돈을 받고 파는 동아일보의 직역이기주의는 비판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또한 국민의 후생이 최우선이므로 영세 자영업자 따위는 무시하고 대형 마트가 온 나라에 다 들어서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후생이 최우선이므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쥐어짜서 제품 값을 떨어뜨려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후생이 최우선이므로 무슨 일을 하든 임금은 최저임금만 주고 제품을 공짜로 공급합시다. 안 된다구요? 직역이기주의군요!
정성희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학생인권조례가 없앤 일기라는 칼럼에서 학생인권조례의 ‘사적 기록물 열람 불가’ 조항 때문에 일기라는 미풍양속이 사라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은 일기장 검사가 사생활 비밀, 양심의 자유 등 인권을 침해한다는 결정에 대해 글쓰기 실력 향상 등 이를 뛰어넘는 장점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합니다. 양심의 자유나 사생활의 보호보다 글쓰기 실력 향상이 더 중요한 가치라는 놀라운 정신입니다. 저는 정성희씨의 글솜씨가 형편없어 보기가 힘드니, 앞으로 정성희씨는 글쓰기 실력 향상을 위해 칼럼 대신에 매일 일기를 써서 동아일보에 올리시기 바랍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문화일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학생인권조례가 교육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주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엉망이라 딱히 단평할 건 없고, 책임을 그렇게 강조하는 교총이 현재의 교실 붕괴에 대해 대체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시행도 안 된 학생인권조례에 지금까지의 벌어진 학교폭력의 책임을 떠넘기기? 엉터리 근거로 체벌 정당화하기? 전 교총이 지금까지 체벌 옹호하면서 한 온갖 거짓말들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만, 책임질 준비는 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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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작하신 데일리 뻘소리 재밌게 읽고 있어요. 외국에 사는지라 한국신문 사설은 읽을 일이 없는데 이거 정말 수준이 심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