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의 연대 요구에 대한 단상

통합진보당이 민주통합당에 대강 이런 요구를 한 모양이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로 가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해서, 일단 이번 연대에서 비슷하게 도입을 해 보자. 통합진보당에 지지율에 맞는 의석을 보장해 달라.” 이에 대한 간단한 단상.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를 해야 한다거나 뭐 이런 얘기는 다 좋은 얘긴데, 타이밍이 정말 엉망이지 싶다. 민주당 경선의 대흥행 이후 이런 얘기 해 봤자 나오는 반응은 “그냥 하면 0석 나올 정당” 같은 비아냥이다. 아무리 “국민참여당과는 통합, 민주당과는 연대”가 그동안의 기조였다지만 대체 통합할 수 있는 당과 연대할 수 있는 당의 차이가 뭔지도 설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통합과 소통합은 분열로 보일 수밖에 없고.

게다가 어딜 봐도 통진당 측의 제안은 “독일식 정당명부제로 가는 첫걸음”이 아니라 “대선 협조를 바란다면 얌전히 의석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로 보인다는 것이 함정. 사실 저런 제안은 “대승적 차원에서…” 같은 얘기가 붙어야 있어 보일텐데 이건 뭔가 “흐… 흥! 딱히 우리에게 유리해서 이런 제안을 하는 건 아니야!” 같은 느낌이라 도저히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게다가 경선 과정에서 독일식 정당명부제 비슷하게 해 보자는 건 말이 좋지 실제로 구현되면 시궁창이 될 수밖에 없는 얘기 같다. 달리 말하자면 통진당이 하는 얘기는 “지지율에 걸맞는 의석을 보장해달라” 뭐 이런 얘기인데… 이는 또 달리 말하자면, 많은 기사가 지적하듯 – 표를 얻을 수 있을 만한 지역, 그러니까 수도권으로 따지면 관악이나 노원, 아니면 아예 호남을 달라는 얘기가 될 거다. 이걸 과연 민주당이 받아들일 수가 있을까.

만일 민주당이 “통진당 지지율이 민주당의 1/10 정도니 대강 30개 지역 출마 권한을 드리겠습니다. TK 전지역에 출마하십시오!” 라고 한다면,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여길 것이다. 그럼 “당신네 정당 스타 정치인이 붙을 만한 지역으로 10개 지역 드림.” 이건 말이 될까. 사실 이런 식의 선거연대는 어차피 여러 정치적 사정을 감안하여 의석을 나눌 수밖에 없는 건데, 여기에 독일식 정당명부제라는 명분을 갖다 붙이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한, ‘명분 끌어오기’로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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