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요금제, 무엇이 진짜 문제인가

방통위가 요금을 인하하라며 통신사를 압박하고, 그 결과 SK 텔레콤부터 LG U+까지 통신 3사가 내놓은 대안이란 ‘기본료 1천원 인하’. 기본료 1천원이란 게 정부가 나설 정도로 그렇게 시급한 문제였단 말인가. 스마트폰 시대라며 아이폰이 나오고 갤럭시가 나오는 이 시점에서 진짜 중요한 문제는 그 알량한 1천원 인하가 아니라, 여전히 터무니없는 데이터 요금제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SKT의 데이터 요금표를 한 번 보자. 이런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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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데이터100 (10000원) – 500MB(185만원 상당) 제공
안심데이터150 (15000원) – 1GB(378만원 상당) 제공
안심데이터190 (19000원) – 2GB(757만원 상당) 제공

입이 딱 벌어지지 않는가. 185만원은 무슨 개뿔이 185만원. 이게 말하자면, 이런 느낌이다. 예전 가격 속이기가 기승을 부리던, 옷으로 유명한 모 동네에서, “10만원, 야 10만원 너무 비싸? 야 형이 만원 깎아준다.” 하던 장사꾼 느낌. 사실 통신사라는 장사꾼들은 좀 더 심하게 양심이 없어서, 어딜 봐도 만 원짜리인 것을 “185만원, 야 185만원이 비싸? *** 형이 184만원 깎아준다.” 하고들 있다. 사실, 500MB의 데이터 요금이 185만원이라면 이건 법의 철퇴를 맞아 마땅할 짓이다. 사기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185만원을 내고 무선 인터넷을 쓰지 않는다. 저런 만 원짜리 부가 서비스를 쓰거나, 아니면 ‘올인원 요금제’ ‘i 요금제’ 같은 요금제를 쓰게 된다. 적어도 3만 8천 5백원(올인원 35 또는 i 슬림 기준, VAT 포함)이라는 꽤 큰 돈을 부담해야 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이걸로 괜찮다고 느낄 것이다. 웹서핑, 트위터, 페이스북, 지도 보기… 이미 무선 인터넷은 우리 삶에 깊숙히 녹아들어있고, 4만원 정도는 충분히 부담할 가치가 있으니까.

그러나, 그건 인터넷이 익숙한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대부분의 중장년층, 그러니까 아버지 어머니 세대는 어떨까? 꼭 아버지 어머니가 아니더라도 좋다. 무선인터넷을 쓸 일이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 정액제를 써야 할 만큼 자주 이용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씩 지도를 확인하거나 인터넷 뉴스를 보는 등의 용도로 무선인터넷을 쓰고 싶은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게도 이것은 “4만 원 정도야 충분히 부담할 가치가 있다”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일까? 심지어 통화량이나 문자메시지 이용도 적다면, 4만 원이란 돈을 인터넷을 쓰든 안 쓰든, 통화를 쓰든 안 쓰든 내야 한다는 건 정말 돈을 버리는 일이다.

그런데, 그 4만 원짜리 요금을 쓰지 않으면, 인터넷을 아예 쓸 수가 없다. 아래의 데이터 요금표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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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직접접속, 모바일웹/웹서핑 – 0.5KB당 0.25원 (MB당 500원)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할 경우, 데이터 요금은 0.5KB당 0.25원. 1MB당 500원, 20MB만 써도 이미 만원이다. 만일 500MB를 쓴다면 25만원이란 살인적인 요금을 납부해야 한다. MB당 500원이란 요금은 KT의 맞춤 조절 요금젠가 뭔가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게 정말 정상적인 요금제라고 할 수가 있는가? 그들은 요금제 상품을 다양하게 내놓은 척 하는데, 실제로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i요금제’니 ‘올인원 요금제’니 하는 것 이외에는 선택할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결국 무선 인터넷을 가끔씩만 쓰고 싶은 사람의 경우에도, 길은 두 가지 뿐이다. 표준요금제를 쓰며 인터넷 사용을 포기하거나, 자주 쓰지도 않을 인터넷 사용을 위해 4만원짜리 요금제를 강매당하거나.

예전에 무선 인터넷 요금 때문에 자살하던 사람까지 있던 걸 생각하면 이것도 장족의 발전이라며 박수를 쳐 줘야 하는 것일까. 우스운 일이다. 그들은 여전히 강도짓을 하고 있다. 전파를 한 손에 움켜쥐고 한 가지 생활 패턴만을 강요하고 있다.

“전파는 공공재”라며. 바로 당신들이 얘기하던 그 구호 아닌가. 이 얼마나 공허한 구호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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