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는 헌법이 없는가

법원이 “불온서적 헌소 군법무관에 대한 징계 처분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연합의 기사. 내용인즉 이렇다. 일전 ‘나쁜 사마리아인들’ 같은 책을 국방부가 불온서적으로 지정하는 데 대하여 군법무관들이 군인의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적이 있는데, “감히 헌법소원을 제기하다니!”라는 이유로 국방부가 이 군법무관들에게 파면 등의 징계를 내렸었다. 이에 대해 법원이 “파면은 너무 심하니까 취소해야 하지만, 다른 징계는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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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이 기사가 아무리 봐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아무리 군인이라 해도, 이건 헌법소원을 ‘지휘계통을 통한 건의’를 거친 뒤 제기해야 한다는 얘기지 않은가? 그런 차제로 찾아보았더니, 이상훈 대법관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이정희 의원이 질의한 내용이 있었다. 내 생각과 거의 같아 링크.

요약하자면, 헌법소원을 청구할 권리가 특별권력관계라는 이유로 인해 제한된다면 군이 입헌주의적 통제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상당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게다가 그나마 법원이 내걸고 있는 ‘특별권력관계’라는 이론도 이정희 의원의 지적에 따르면 현대에는 그 유효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이론이라고. 애당초 이 이론 자체가 ‘법률에 대해 자유로운 군주의 권한’을 인정하기 위한 독일 입헌군주제의 산물이었던 태생적인 한계도 있고, 오늘날에는 이 이론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견해가 실제로 법학계의 대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법의 보수적인 성향을 인정하더라도 상당히 시대착오적이란 생각이 든다.

간결하게 정리된 의원실의 질의 내용 대신 정제되지 않은 거친 내 생각을 말하자면…..

법원 판결은 “헌법소원을 제기하기 전에 긴박성도 고려하고 지시 명령권자의 의사도 존중하고 지휘체계도 유지되게 해야 하고 군의 정치적 중립성도 훼손 안되게 해야 한다…” 는데 이건 헌법소원 제기하지 말란 얘기와 뭐가 다른지를 모르겠다. 결국 이 판결은 뭐랄까, 결국 “군대 문제에 끼어들기 싫음 뿌우 >_<” 하는 느낌이었다.

헌법이란 건 사회 규범에 있어 ‘최후의 보루’ 같은 것인데, 그 최후의 보루에 가는 길에 왜 저런 자잘한, 결코 헌법보다 위에 설 수 없는 ‘특수한’ 사정들이 ‘먼저’ 고려되어야 하냐는 것이다. 헌법은 그 무엇보다도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이 고작 저런 이유들, “권력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같은 것들 때문에 후순위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라면, 그걸 헌법이라고 부를 수나 있는 것일까.

군대의 특수성은 정녕 헌법보다 위에 있단 말인가.

“군대에는 헌법이 없는가”에 대한 한개의 댓글

  1. 헌법이 그 무엇보다 먼저 있어야 한다면
    그 모호성과 추상성에 의해 법적안정성은 훼손되고 말것임
    군대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지휘통제체계가 “고작 저런 이유”로 폄하될 만큼 하찮은 것은 아니라고 봄
    특별권력관계라는 이론적 당위성을 떠나
    군인의 경우 그 특수성상 일반인 보다 보다 탄력적인 기본권의 제한은 필요하다는 것이 학계의 대세
    그리고 헌법재판을 받을 권리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헌법적 차원의 권리도 아님
    그리고 반드시 헌법소원을 통해서만 해결해야 겠다는 발상조차 문제

    각설하고
    이 판결을 가지고 군대의 특수성이 헌법보다 위라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음
    헌법소원을 제기조차 못했다면 뭐 얘기가 다르지만

    한의사라니까
    일하던 병원서 의료분쟁이 생겼는데 스스로 앞장서 환자의 편에 섰는데 병원서 너는 이제 나가라 하면 나가는 것임 다만 쫓겨나서 소송은 해보는 거고. 딱 그정도임.

    또 읽고 딴소리 할까봐 미리 말하는데
    군대가 잘했다고 지껄이는거 아님
    사법의 보수적인 성향 어쩌고 저쩌고 하는게 짜증나서 적는 것임.

    무슨 법관련 글만 보면
    사법부는 보수적이고 기계적인 집단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편견을 버립시다 이번기회에

    내가 한의사가 의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지만
    글마다 그걸 싸지르면 듣는 한의사는 기분나쁘지 않것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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