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반값등록금을 위해 거리로 나선 저 학생들에게 “어떻게”를 묻는다면 과연 몇 명이나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까? 반값등록금 요구 시위라는 현상에 관한 감탄사는 넘쳐나는데, 극소수의 논자들을 제하면 진지한 논의를 이어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2. ‘반값 등록금’이라는 구호는 대체 뭘 뜻하는가? 세금으로 등록금 반을 지원하는 것? 사학을 쥐어짜서 등록금을 강제적으로 반토막내는 것? 적절한 등록금 인상 억제 (또는 명목등록금의 인하)를 촉구하는 것? 사실 ‘반값 등록금’을 외치는 사람들이야 많지만, 그 사람들 사이에 “대학 등록금 문제는 사회적인 과제다” 정도의 ‘애매한’ 이야기 외에 어떤 공감대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3. 물론 강렬한 구호도 필요하고, 시위 현장은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할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그 이면. 현장의 구호와 함께 치열한 토론이 병행되어야 할 텐데, 후자가 이상할 정도로 빈약하다. 주류언론에서는 물론, 기를 쓰고 찾아볼래도.

4. 이건 자연스레 광우병 시위를 떠올리게 한다. 검역주권이나 이런 데에 대한 문제제기가 점점 ‘괴질 광우병’이란 구호에 묻혀버리고 “공기 전염” “스프만 먹어도 전염” “한국인 몇십퍼센트가 걸림” 같은 이야기만 커지면서 시위는 점차, 그러니까 이게 수구 언론의 전형적인 묘사법이긴 한데, 뭔가 이상해졌다. 충실한 토론이 기반이 되지 않으면, 주장을 돋보이게 해야 할 한 줌의 구호가 오히려 모든 주장을 뒤덮어버릴 수도 있다.

5. 물론 경찰이 집회를 탄압하는 건 용납할 수가 없다. 헌법에 따르면, 집회 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않는다. 집회란 경찰이 허가를 해 주면 할 수 있고 불허하면 못 하고 이런 게 아니다. 경찰이 자꾸 이러니까, 반값 등록금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데도 일단 시위대 편을 들 수밖에.

6. 반값 등록금의 해법은 결국 사학에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사학을 치지 못하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개그만화에서조차 비웃음거리로 쓰이는 ‘학교의 주인은 이사장인 나에요’를 믿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사학은 이사장의 재산이 아니다! 그들이 그리도 좋아하는 ‘법’를 따져볼 때 그렇다.

7. 사학법 개정이 뒤로 밀려난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주장이라면, 나는 일단 반대한다. 반값이든 1/4 할인이든 명목등록금 인하든 그 어떤 형태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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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이란 분류를 통해 트위터 등에서 나누었던 생각의 단편들을 블로그에 옮기고 있습니다.

  하나의 댓글

  1. 저 역시 내년복학 예정인 휴학생이지만 세금으로의 반값등록금 실현은 반대입니다. 솔직히 등록금이 제대로 쓰인다면야 비싼 돈이 아까울 이유가 무엇이 있겠습니까?

 댓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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