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처음 읽고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짐짓 인터넷의 광기 앞에서 홀로 이성적인 구도자인 듯 점잖게 우리를 훈계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물론 형식에 있어서도 전혀 기본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용의 오류에 대해서는 이미 동 분야를 전공한 많은 의료인들이 지적한 바, 이 블로그에서는 조금 다른 얘기를 해 보고 싶은데……
가장 놀라웠던 것은 “외국에서는 환자가 무수혈 치료를 원할 때, 병원의 시설이 부족하면 즉시 전문병원으로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한 미술평론가의 주장을 인용한 부분이었다. 물론 이 미술평론가가 정말 의료사회학 등에 관심이 깊어 외국의 의료 제도에 대해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을 수도 있겠으나……. 대체 왜 그 많은 전문가들을 놔두고 하필 미술평론가의 블로그에 쓰여진 글을 인용한 것일까?
보호자측 변호사의 견해를 상세히 소개하면서도 정작 의료 전문가들, 예를 들어 관련 분야 전문의의 의견을 구하지 않은 점도 놀라웠다. 의료계의 대체적인 의견에 반(反)하는 내용을 당당하게 주장하면서 어떻게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사실 나는 이 이슈에 대해 잘 모른다. 의료인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기는 하지만 주류의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하물며 저런 전문적인 내용을 깊이 공부할 수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저 사건에 대한 내 의견을 묻는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죄송합니다, 저는 잘 모릅니다.” 이건 겸손이 아니라, 마땅히 말해야 할 사실을 말한 것 뿐이다. 한겨레의 기자로부터는 그 최소한의 미덕조차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 신문을 믿지 못해 의사 커뮤니티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찾아다니는 내 모습이 문득 서러워진다.
3 개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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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저 기사를 보면서 한겨례신문에 큰 실망을 했죠..
知之謂知之不知謂不知是知也, 그 말이네요.
네, 바로 그거죠. 하물며 기자가 不知謂知之 한다면 그건 자기 자신의 앎만 가리울 뿐 아니라 남의 앎까지 가리우는 게 되지 않겠습니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