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 U-Go-Girl

나만 좋게 들리는 건가 하고 갸우뚱했던 <U-Go-Girl>의 승승장구. 이효리는 그녀의 최고작을 내놓았을 뿐 아니라, 7월 한달간 가장 주목할 만한 앨범을 내놓은 것 같습니다. 평단으로부터의 평가도 대체로 우호적으로, 팝 앨범으로서는 최상의 평가라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특히 웹진 보다(bo-da.net)의 평론은 인상적입니다. “적어도 이효리보다 노래는 잘한다고 자부하는 가수들이 여기에 참여한 이름보다 인정받는 뮤지션들을 대동하고도 이보다 훨씬 못한 결과를 낳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게 우선 아닌가?”

서태지 – MOAI

아주 개인적인 소감으로 <MOAI>의 사운드는 제가 평가할 문제가 아닌 것 같고, 멜로디는 <로보트>부터 나타난 병폐가 딱히 좋아진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가사는 이건 뭐…… IDM과 팝의 접합점을 찾았다고들 하는데, 일렉트로닉 전반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 장르음악으로서 이 노래가 얼마나 대단한 성취를 이루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걸 좋은 팝, 좋은 멜로디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 정도. 서태지는 그냥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룹에서 4장, 그리고 솔로로 또 4장이나 되는 앨범을 내놓은 ‘원로’에게 굳이 혁신이나 혁명을 기대할 필요는 없잖아요? 어떤 노래를 하든, 팬덤은 그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고, 서태지의 거대한 왕국은 무너지지 않을 거에요. 그거면 충분해요. 2008년의 서태지는 엄청나게 거대한 팬덤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 대중’음악’을 주도하는 존재는 아니잖아요. 다만 – 싱글 가격 책정은 그가 대중음악’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봤을 때 아주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얘기인즉, 평론가가 서태지 씹는다고 평론가 씹는 일부 – 그러니까 다음 댓글란 등에 존재하는 일부 서태지 팬덤의 태도는 무척 비상식적인 것이라는 것. 물론 테러는 않는다는 점에서 디워 사태보다는 훨씬 상식적이지만…… 서태지 5집까지만 해도 광빠모드였던 저도 “한국대중음악사에 있어 조용필과 서태지에 버금가는 뮤지션은 없다, 어디서 평론가 따위가 까부냐”는 식의 댓글은 몹시 불편했다능. 오덕오덕. 근데 이 얘기가 의외로 자주 보이더군요. 누군가 좀 영향력 있는 사람이 “조용필과 서태지는 대중음악사의 킹왕짱”이란 소리를 한 적이 있나요?

한희정 – 너의 다큐멘트

한희정이 독집 <너의 다큐멘트>를 내놓았습니다. 최근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뛰어난 보컬리스트 중 한 명으로 일컬어지는 그녀이니만큼,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앨범이 될 겁니다. 아… 아직 앨범을 안 사서 얼마나 행복해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혹여 목소리만으로는 땡기지 않는 분이 계시다면, 들려드릴 얘기가 하나 더 있어요. 그녀의 별명 중 하나가 ‘인디 4대얼짱’이라더군요. (요즘 홍대 앞에 나가본 적이 없어서 이게 진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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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서인영, 카라

그 외. 서인영의 <신데렐라>는 곡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무대 위에서의 과장된 표정과 연기(, 그리고 코와 턱??) 때문에 1분 이상 라이브를 보고 있기 힘들더라구요. 역시 ‘남자가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여자’….. 카라의 <Rock You>는 실로 웃음이 절로 나오는 아이돌다운 팝이라는 느낌이었어요. 근데 들으면 들을수록 자꾸 “Fxxx you, 쉐퀴 쉐퀴 쉐퀴”로 들리는 것이……

  25 개의 반응

  1.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뒤어난 보컬리스트’?

    한국이 여자가수 인재가 드물긴 하지만,

    박정현, 서영은, 윤하 급에 비해 그리 뛰어난 것 같지는 않군요.

  2. 홍대 4대얼짱은 아마 다른 분들로 알고 있어요.(요조,타루,뎁,연진 이 네분인걸로.. 왜 4대얼짱이라 부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흠님 아마도 보컬리스트의 능력을 단순 가창력으로만 계산하시는 것은 아니신지
    가창력보다 우선해야 될게 음색과 개성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한희정누님 확실히 국내에선 탑급입니다. 발음이 좀 안좋은게 큰 흠이지만..

    • 앗 이런 실수가. 역시 이제 홍대 좀 다녀야겠다능… ㅠㅠ

      인디의 여신 요조는 역시 끼어있군요. 저 분들 공연 언제 보러 가야겠습니다 ㅎㅎ

  3. 한희정이 보컬리스트로써 인정받는건 아니죠 ㅎㅎ

  4. 그렇다고 서영은 윤하가 탑은 또 아니죠 ㅎㅎ

  5. 앗, 의외로 한희정이 논의의 중심에……

    ‘가장 뛰어난 보컬리스트’랑 ‘가장 뛰어난 보컬리스트 중 한 명으로 일컬어진다’는 건 어감이 많이 다른데염. 박정현과 한희정은 아예 범주가 다른 스타일의 소유자라서 그런 식으로 기계적으로 비교한다는 건…… 게다가 저도 윤하 목소리 완전 좋아합니다만, 노래를 살리는 재능에선 윤하보다야 한희정이 훨 낫지 않나요.

    ‘보컬리스트로서 인정받는다’는 게 뭘 의미하시는지는 모르겠는데, 기교의 문제라면, 음….. 예를 들어 나윤선 씨는 목소리를 참 잘 가지고 놀잖아요. 이게 묘하게 재즈랑 안 맞을 것 같으면서도 막상 만나고 나니 찰떡궁합이죠. 즉흥성의 측면 때문인지. 그런 측면을 봐야 한다고 봅니다. 한희정 씨 같은 경우에는 소박한 어쿠스틱 악기같은 느낌이 들죠. 그래서 더더나 푸른새벽같은 노래에 완전히 맞아떨어졌던거고, 빵이나 파스텔뮤직 풍의 음악에서 한희정만큼 돋보이는 보컬리스트는 없는 것 같은데효. ㅎㅎ

  6. 파스텔뮤직 풍은 뭘 말씀하시는건지 모르겠네요
    파스텔뮤직이 무슨 장르를 가지고 있는것도 아니고
    한희정은 뮤지션으로 인정하는데 보컬리스트는 아니잖아요 ㅎㅎ
    보컬리스트라고 인정 받으려면 기교,성량 뭐뭐 맞아떨어지는거 등등 다 갖춰야 되는거 아닌가요 ㅎㅎ

    • 앗, 실시간 리플이군요.
      “YG풍”이랑 비슷한 표현이죠 뭐…… 파스텔에서 누가 나왔대, 하면 기대하게 되는, 뭐 센서티브하고 어쩌구 저쩌구…..

      뭐 보컬리스트의 정의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이견이 있는 부분이겠지만, 롤링스톤같은 잡지에서 파이스트같은 스타일의 보컬을 “올해 가장 놀랍고 압도적인 보컬 퍼포먼스”란 식으로 소개했던 걸 보면 보컬리스트에 대한 제 정의도 그리 글러먹은 건 아닌 것 같아효. xx 보컬 레슨에서 말하는 보컬리스트의 정의도 물론 좋은 정의지만요.

  7. IDM과 팝의 접합점을 찾았다고들 하는데 아니 뭥미… IDM이 서태지 음악에서 왜 나와? 아놔~~ 뒷골 땡기네…

  8. 서태지 게릴라 콘서트에 가봤다. (나는 서태지의 음악을 단 한번도 들어보지 않았다. 90년생인지라 세대도 다르다. 가끔 티비에서 자료화면으로 나올때 “난 알아요” 한 소절 정도는 들어본 적 있지만, 한 소절 이상은 들어본 적도 없고, 굳이 찾아본 적도 없다.) 오늘(8월 1일) 서태지 게릴라콘서트를 하는 날이란다. ‘날짜랑 장소알려주는게 워째서 게릴라콘서트냐’라는 생각을 하며 서태지를 비꼬았다. 안 그래도 복잡한 강남지역 지옥의 2호선이 서태지때문에..

  9. 이효리 새 앨범. 올해 지금까지 나온 앨범 중 상당한 수준급의 앨범이라는 것은 인정. 저도 요즘 듣고 다녀요. ㅋㅎ

  10. 덕택에 좋은 웹진에 보컬까지 알고 가는군요. 유고걸은 가사가 좀 거시기하다는…;

    • 저는 가사도 매력적이고 랩 피쳐링도 매력적이고 좋던데 ㅎㅎ

    • 저 웹진은 아마 웹진 가슴에서 몇 분이 나가서 차린 걸로 알아요. 나도원씨랑 김학선씨던가…… 김학선씨가 편집장이긴 한데 다른 필자를 초빙해서 팝도 많이 리뷰하더라구요. 웹진에서 보기 힘들었던 좋은 시도 같아서 저도 앞으로 자주 놀러가려고 합니다. ㅎㅎ

      그건 그렇고, 그래도 서태지씨의 캐난감한 가사보다는 이효리의 거시기한 가사가 훨씬 좋다능… 레진님하 블로그 리플에서 모아이 가사보고 “기계번역기 돌린 느낌”이라고 그러던데 딱 동감했다능… 오덕오덕

  11. 글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 저도 서태지의 광팬 중 한 명이지만, 여러 다른 의견들에 대해서 개인적인 잣대를 가지고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그런 글들을 보면 아쉽더라구요. 적어도 나랑 우리 팬들이랑 대장만 즐거우면 되는 건데 말이죠.

  12. 배바지 안 입고, 코 마지막 수술 전으로 돌려놓으면 마음껏 좋아할텐데 ㅎㅎ
    발성이 라이브하기 쉬운 발성이라 그런지 확실히 라이브는 좀짱인듯

    이효리는 무대를 가장 쉽게 재밌게 즐기는 사람이니까
    라이브 연습만 계속 하면 좋을듯
    (횽 베티에서 8월 1일 뮤직뱅크 꼭 보세요 ㅋㅋㅋ 표정이랑 연기는 효리가 최고)

    서태지의 가사는 흠좀무…

    한희정 노래는 뭐 들어봐야 할까요?

  13. 한희정 노래는 더더밴드 때의 < 슬픔>이나 푸른새벽 때의 < 시념> < 호접지몽> < 보옴이 오면>을 추천. 아니면 박준혁 씨의 노래 에서 피처링을 맡았는데 이 노래에서도 보컬 색깔이 참 좋습니다……

  14. 최상의 팝이란 한 번쯤은 제대로 들어보고 싶어지는군요.
    (보다에 리뷰도 떴다니 이제 알았네요…)

  15. 3.대중음악사를 다룬 책을 펼치면 가장 많은 페이지를 채우는 가수가 조용필과 서태지입니다. 서태지가 조용필에 비견되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것은 모든 평론가들이 인정하는 인정할수 밖에 업는 사실같은데요

  16. 그래도 서태지니까 한번쯤 기대도 해보게 되는거 같네.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도 좋았지만..
    솔로 1집.. 2집까지도 참 좋게 들었었는데..
    2집 나왔을때 참 두근두근 했던게 기억나네… ㅎ(그당시 홍보가 좀 짱이었던듯)

    유고걸은 첨엔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자꾸 듣게 되다보니 괜찮다는 생각이 들고..
    신데렐라도 뭔가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는 듯..
    둘다 라이브도 잘하는 듯 하고(난이도의 문제를 떠나서..)

    한희정씨가 홍대 4대 얼짱이었구나..
    아.. 볼 기회가 있었는데 못본게 아쉽네.. 쩝..ㅎ

  17. 잘 보고 갑니다^^
    서태지 때문에 들어왔는데 다른분들까지 보게 되네요.
    서태지, 한희정씨에 대한부분은 꽤나 공감이 가네요!
    요즘홍대 4대얼짱이니… 하지만..;;
    솔직히 요즘 인디보컬들의 조근조근함으로 포장한 “귀여운척”에
    굉장한 염증을 느껴왔던 터라 한희정씨의 새앨범이 너무나 반갑습니다.
    그런데, 이효리씨에대한 이야기는 좀 충격이랄까요.
    서양에 유행하는 컨셉몇개를 짬뽕시켜놓은듯한 사운드를 계속
    듣고있기엔 제 인내심이 그렇게 좋지는 않아서요.
    글쎄요, 저는 그 앨범이라는게 짜집기와 표절로 범벅이된 정체성을 알수없는
    그저 “외모와 몸매(뭐 더불어 성격까지)가 매력적인 한 여가수를
    띄어주려는 처절한 몸부림의 산물”정도로 밖에 보여지지 않았었거든요.
    타이틀곡도 참 듣자마자 산만함 그자체였고,(멜로디는 중독성있고 대중성도
    가득하긴하지만…)거기다 백인목소리 흉내내려는 효리씨의 보컬에, 아 정말 이효리는 훌륭한(진심) 비디오 가수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평가를 받고있었다니… 의외의 곳에서 충격을 받고 가네요ㅎ

  18. 이효리에 대한 평가가 전문가들은 대체로 호의적(아주 대단한 평가는 아닐지라도)인데 반해 아마추어들(소위 음악을 많이 듣는다는 사람들)에게 그리 좋은 평가가 아닌 것은 이효리에 대한 편견때문일거라고 생각해요. 이효리는 당연히 엔터테이너고 비디오 가수니까 음악은 그저 그럴것이다라는 편견. 그런 편견을 걷어내고 보면 이번음반은 우리나라 댄스음악 중 수준급이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이효리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보는 점은 이런 음악적 성장이 레이블(yg나 박진영 sm 등등)의 지원이 아닌 이효리 본인의 선택과 판단, 안목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e-tribe도 이효리 2집으로 데뷔한 작곡가고 김도현도 무명에 가까운 작곡가였는데 이효리가 메이저로 끌어올렸죠. 이번앨범에 엠넷작곡가인 김도훈과 조영수는 없죠) 앞으로의 앨범도 기대됩니다.(이제 김도현가는 결별해도 좋을 시기라는 생각이 드네요)

  19. 지금 보니까 < 너의 다큐멘트>인데 < 나의 다큐멘트>라고 되어있네요?

    • 이 당시는 잘못 알고 있었던 듯. ㅋㅋ 수정했쓰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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