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서 “현 정부는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 발언은 즉각 조선, 중앙, 동아를 비롯한 유력 일간지에 의해 보도되었으며, 오마이뉴스나 프레시안 등 인터넷 언론도 선정적인 형태로 이를 따랐다.

홍세화씨가 이 말을 어불성설이라 평한 것과 같이, 좌파와 신자유주의는 절대 함께 갈 수 없는 개념이다. 프랑스 대혁명에서 시작된 좌우의 개념은, 거칠게 말하자면 구체제(앙시앙 레짐)을 수정 보완하고자 하는가(右) 뒤바뀌고자 하는가(左)로 볼 수 있다. 한편 신자유주의는 시장 경제를 보다 공고화하기 위한 움직임이고, 자본 침탈의 자유를 통해 경제적 상류층들의, 구체제의 이익을 최대한 보존하고자 하는 운동이다. 좌파와 신자유주의는 그야말로 극과 극이다.

그럼, 한 나라의 정책을 대표한다는 대통령이 왜 이런 헛소리를 했을까?

원래 이 발언은 노무현 대통령의 넋두리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조선, 중앙, 동아 등의 언론과 한나라당 등은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좌파”라 몰아붙이지만, 민주노동당이나 프레시안 등은 그를 “신자유주의자”로 정의한다. 이에 노무현 대통령이 불만을 표하고 “좌파, 신자유주의, 어느 쪽이든 매몰되지 않고 현실의 문제에 따라 적절히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말한 용어가 “좌파 신자유주의 정부”란 해괴망측한 말이다.

사실 맥락만 보자면 충분히 조크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청와대 역시 해명을 통해 “좌파 신자유주의”란 말 자체는 일종의 조크였다고 밝혔으나, “노무현 까대기”에 여념이 없는 정당과 단체들이, 그리고 매체들이 선정적인 방법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몰아붙였다. 또한 사설이니 평론이니 하는 낭비적 글쓰기를 하는 선동가들은 말의 전후 맥락을 완전히 생략하고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말 자체에만 집중하여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기 시작한다. 그것도 노무현 대통령의 말 그대로, 한쪽에서는 “신자유주의자 노무현의 좌파 행세”라며, 한쪽에서는 “좌파 노무현의 커밍아웃”이라며 말이다.

“좌파 신자유주의”가 해괴한 말임에 동의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한나라당이나 각 신문의 ‘펄쩍 뛰는’ 반응을 보며, 나는 차라리 노무현 대통령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한쪽에서는 좌파라 몰아붙이고, 한쪽에서는 신자유주의라 몰아붙임에 지쳐 “좌파 신자유주의 정부”라 스스로를 칭했다 해서 무엇이 잘못인가. 이것이야말로 한나라당 따위가 주장하는 상생과 화합의 정치인 것은 아닌가. – (그러나 한나라당은 환영 논평 대신 구제불능의 색깔론 논평을 발표했다. 구제 불능의 호박과 같은, 독사의 새끼들.)

  2 개의 반응

  1. 흠… “좌파 신자유주의” 라니 농담 치고는 꽤 고약한 농담이로군- 하는 생각은 했는데, 반응들은 그보다 더욱 고약하더군요. 하여간 애새끼들 앞에선 뭘 말을 못한다지요 *웃음*

    •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국민스포츠라는 “노무현 씹기”에 동참하고 싶은데(^^) 여기저기서 별 일 아닌 걸로 미친듯이 씹어대니 그럴 수가 없어요.

 댓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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