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항씨는 상지대 한의대 특강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장혁처럼 뛰어난 음악가가 생계를 위해 웹 디자인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은 비극이다”.
동감했다. 이장혁의 “스무살”은 감성을 직격하는, 순수하고 진정성있는 위대한 음악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스무살들이 느낄 수 있을 만큼 쉽게 쓰여진 노래이며, 그렇게 쉽게 쓰기 위해 무한한 창작의 고통을 거친 예술품이다. 그러나 소수의 마니아를 제외하고, 이장혁의 노래에 주목한 사람이 없었다. 그는 수 년 전 “아무밴드”의 보컬로 나왔을 때처럼 훌륭한 노래를 들려주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노래를 듣지 아니했다.
이효리의 “Get ya’”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Do somethin’”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거세다. 처음 노래를 들었을 때부터 예상했던 논란이지만, 정작 이렇게까지 확산되고 보니 우스울 뿐이다. 그룹 활동을 하던 어떤 아이돌 가수가 솔로 데뷔를 하면서 Black eyed peas의 노래를 그대로 가져다 썼을 때, 세상은 참 조용했다. 수많은 이들이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일본 가요를 ‘리메이크’ 한답시고 편곡까지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지만, 역시 세상은 참 조용하다. 그런 세상인데, 이효리가 표절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하니 갑자기 시끌벅적해진다. 평론가의 탈을 뒤집어쓴 선동가들이 이효리를 마녀사냥의 제단 위에 올리기 위해 혀[舌]의 칼을 낼름거린다.
그러나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선동가들 중 진짜 음악을 사랑하고, 진짜 음악가들이 죽어감에 대해 슬퍼하는 이들은 얼마나 되는가? 그 선동가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장혁이 웹 디자인에 종사해야 하는 현실에 대해 탄식을 했는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승열보다 코요태가 사랑받고 있음에 괴로워했는가?
관련 주소 : http://www.gaseum.co.kr/8010/article_show.asp?content_idx=579&page=1
김학선씨를 비롯한 몇몇 웹진의 비평가들이 이 현실에 슬퍼하고 괴로워했다.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어떤 이들 – 김규항씨와 같은 – 이 그 슬픔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효리 표절 논란에 핏대를 세우는 선동가들이 그리했다는 얘기를 나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 선동가들에게 묻는다. “당신들께선 스스로가 이효리를 비평할 수 있을 만큼 진실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효리는 적어도, 스스로가 팝 아이돌에 불과함을 잘 알고 있는데……
한국 음악의 제문제는 거기에서 온다. 평론을 빙자해 장사를 하는 선동가들은 가득하지만, 진짜 음악을 사랑하는 평론가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장혁이 그러할진데, System of a down이 한국에서 나왔다면 어떤 꼴을 당했을까, Slipknot이 나왔다면 어땠을까. 혹 미치광이로 몰려 돌을 맞지는 않았을까. 아니면 경범죄로 잡혀들어가지 않았을까. 럭스가 마녀사냥을 당했던 그 날 그 때처럼 말이다.
4 개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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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원칙을 지키고 꿈을 버리지 않으면 언젠가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될거에요.
피상적인 아름다움이 대중을 매혹시키는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어느 나라나 다르지 않지만 원칙이 흔들리지 않는 장인은 결국 빛을 보게 된다고 믿어요. ^^
슬쩍 고쳐쓰는 중에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민망합니다;;
아름다운 꿈입니다. 흘러 넘치는 이지 리스너 중 하나에 불과한 저도 믿어 보겠습니다. ^^
저두 그 의견에 초동감.
선동가로 이름을 날리는 자칭 평론가들, 특히 몇 분 계시죠. 마이데일리의 배 모 씨라든가는 아주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신 것 같습니다. 문화평론가의 가면을 뒤집어쓴 선정적 선동가로……. 제 친구는 포털 뉴스를 보다가 그 분의 글에 “낚이면” 상당히 괴로워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