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왜 검사 안하냐고?

1.

방역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하루에 할 수 있는 역학조사의 범위, 검사의 수, 격리 등 제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역량, 수용 가능한 환자 수… 이건 무한하지 않다. 지금 교회발 + 광화문발 감염 사태만으로도 현재 방역 당국은 과부하가 걸려 있는 중이고.

자원이 무한하다면 그냥 전국민 코로나검사 2주동안 빡세게 돌리면 코로나 사태 끝낼 수도 있다. 물론 될 리가 없자늠(…).

그러니 방역은 당연히 ‘우선순위’를 두고 위험군들을 우선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럼 지금 가장 위험한 집단이 어디냐, 물론 교회와 광화문 시위 참석자들, 그리고 그 접촉자들이다. 기존 환자와의 역학적 연결고리가 분명하다. 심지어 기존 교회발 “집단” 감염과 연결되어 있다. 게다가 시위 내에서 방역수칙 미준수도 아주 심각한 수준이었다.

심지어, 지금 방역 당국 조치에도 심각할 정도로 비협조적이다. 그러니 방역 당국의 조치가 광화문 시위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

자꾸 “민주노총은 왜 검사안함??”이란 소리가 나온다. 되게 엉뚱한 물타기인데, 왜 이런 얘기가 합리적인 척 퍼지는지 모르겠다. 민주노총 시위도 감염병 사태 관리라는 측면에서 경솔했던 건 맞고, 만일 광화문 시위가 없었다면 엄청 욕먹었을 거다. 하지만 광화문 시위와 동등한 역학적 위험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참여 인원 수, 밀집도, 방역수칙 준수 수준 등도 그렇지만(물론 민주노총도 문제 있던 거 맞다. 광화문 집회에 비하면 양반이었단 얘기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건, 기존 집단감염 사태와의 역학적 연결고리다.

광화문 시위는 교회발 집단감염 사태와 직접적으로 역학적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에, 특히 위험하게 간주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흩어진 사람들이 방역 정책에 노골적으로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더욱 위험성이 가중된다. 민주노총 시위도 방역 차원에서 잘못인 건 사실이지만, “왜 민주노총은 검사안함?”이란 말이 나오려면 민주노총 시위가 역학적으로 기존 확진자 또는 위험군과 연결고리가 있어야 하고, 방역 당국에 노골적으로 비협조적이어야 한다. 그래도 규모나 밀집도 등에 있어서는 여전히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위험성이 압도적으로 높은 광화문 시위 사후 추적만으로 방역당국에 과부하가 걸린 상황에, 굳이 위험성이 분명하지도 않은 민주노총까지 똑같이 검사하라고 훈수질을 해야 하나.

TV조선 같은 놈들은 “확진자가 나와야 검사를 할 거냐” 광광댔는데 원래 그런 식으로 하는 거다(…) 지금까지도 계속 늘 그렇게 해 왔고. 아니, 확진자와의 역학적 연결고리가 있을 때 검사를 돌리지 그럼 역학적 연결고리도 없는데 무작정 검사부터 돌리나? 그냥 무작정 검사 돌리는 게 더 ‘안전해 보일’ 지는 몰라도, 방역 당국의 역량에도 한계가 있어서 그건 불가능하단 말이다. 역학적 연결고리가 없어도 무조건 집단으로 모였으면 검사 돌려야 되는 거면, 그럼 교회는 예배 볼 때마다 전수조사하고 헬스장 운동 갈 때마다 전수조사 해야 하는 거게?

4.

민주노총도 문제 많았다. 솔까 방역 당국에 협조해 기자회견으로 변경했다지만 참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수준의 꼼수고, 기자회견은 개뿔 그냥 집회였다. 마스크 쓰고 페이스 실드 나눠줬다지만 야외 집회에서 방역 수칙이 완벽하게 지켜졌을 수도 없다. 실제로 턱스크 등 방역 수칙 위반 사례가 여럿 발견되기도 했다고 하고.

게다가 끝내, 15일 당시 집회 참가자 중 한 사람이 24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간적인 텀이 9일이나 되기 때문에, 이 사람의 확진이 15일 집회와 직접적인 역학적인 연결고리가 있을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하지만 ‘비교적 낮다’는 것이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결국 역학조사 빡세게 돌리면서 해당 시위와의 연관성이 없기만을 바라야 하는 상황인데… (시위와 연관성이 있을 경우 헬게가 펼쳐지니까.)

이래서 대규모 집회 자체는 하면 안 된다는 거다. 방역 당국의 업무 로딩이 어마어마하게 높아진다. 지네들은 방역 수칙 지키네 어쩌네 강변하지만 실제로 한 사람 한 사람을 다 감시하고 있을 것도 아니고, 정말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켰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나? 검사 수 자체가 갑자기 수천 건이 뻥 터지는 거다. 거기서부터 가지를 뻗어 나가는 접촉자 수는 말할 필요도 없고.

그래도 방역 조치에 협조하는 등 광화문 빌런들처럼 막 나가진 않겠지만, 좀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라.

다만 그렇다고 TV조선처럼  카산드라 놀이 하면서 “이거 봐라, 왜 민주노총은 전수검사 안했냐!” 고 따지는 사람들도 제발 없었으면 좋겠다. (당연히 있겠지만.) 당연히 역학적 연결고리가 ‘발견되면’ 검사하는거지 얘네도 해라 쟤네도 해라 훈수질 한다고 검사해야 하는 거 아니다. 그리고 아직 집회와의 역학적 연결고리는 발견되지 않았고 그럴 가능성도 아직은 그리 높지 않다. 그 일말의 가능성을 우려해 확진자 중심으로 주변 조사 빡세게 돌려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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