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클럽 집단감염 문제의 딜레마

일단 한국일보 칼럼부터 소개.

한국일보 칼럼에선 일단 ‘언론들 보도준칙 좀 지켜라’ 하는 시급한 이야기부터 했는데…… 어차피 삼척동자도 거기가 게이클럽이라는 걸 알게 된 이상 이젠 숨기거나 묻어둘 수도 없게 된 판에, 좀 어려운 얘기를 해 보자면.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이 신상 정보를 허위로 적어 역학조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클럽’이란 공간의 특수성도 있겠지만.. 이 클럽이 하필 게이클럽이라는 것도 빼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당연하게도 성소수자들은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뭐 정부의 방역 지침을 정확히 지키자면 클럽 안에서도 다들 마스크하고 2m 간격을 유지하며 놀아야겠지만, 솔직히 그런 건 기대도 안 한다. 안 해도 된다는 게 아니고, 그 정도 사리분별이 되는 사람이면 보통 클럽에 안 가겠지… 근데 아예 자기 신상정보조차 가라로 쓰고 들어가는 건, 그 차원의 문제를 한참 넘어선다. 이건 방역을 일부러 무력화하는 거다.

정치적 올바름을 제껴놓고 보면, 실제로 게이클럽은 더 위험하다. 뭐 특별히 걔네들이 난잡하게 논다든지 게이라는 게 더 위험요소라서(…) 그런 건 물론 아니다. 문제는 위와 같은 이유로 사고가 터졌을 때, 사후 역학조사의 난이도가 훨씬 높아진다는 거다. 그리고 지금 진짜로 사고가 터져버렸고.

그렇다고 정부가 게이클럽을 따로 특별 관리라도 해야 하나? 정부가 정책적으로 그래버리면, 그건 이제 진짜로 차별의 영역이다. 클럽을 죄다 문 닫아버리는 게 사실 정답이지만 왜인지 이 정부는 그 선택지를 계속 피해왔다. 다시 말하지만, 클럽은 실제로 호흡기 감염병 사태에 특화(…)돼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압도적으로 가장 취약한 공간이다. 심지어 전광훈 예배도 클럽보다는 안전하다.

이런 얘기도 혐오일까? 뭐, 정치적 올바름이 가장 중요하다면, 이런 얘기도 혐오라고 봐야겠지. 그럼 방역을 물먹인 이들의 행동을 까는 것도, 그들이 게이이기에 혐오의 일종이므로 비판하면 안 되는 걸까?

근원적인 문제까지 파고들어가자면 성소수자 차별과 성 불평등 문제까지 지적해야겠지만, 여기서 그런 뻔한 일반론이나 논하는 건 너무 공허한 얘기고. 게이라는 이유로 이들을 욕하면 안 되는 건 너무 당연하다. 하지만 방역 수칙을 일부러 물먹인 건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그들이 방역 수칙을 물먹인 이유가, 성소수자라는 그들의 정체성과 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성 정체성에 대한 혐오니까, 그들이 방역을 물먹인 것도 다 묻어줘야 하는 걸까? 여기에서 딜레마가 생긴다. 방역을 물먹인 건 당연히 비판해야 한다. 그걸 비판하다보면, 성정체성이 안 물려 들어가기가 더 힘들다. 그러다보면 곳곳에서 혐오발언이 터져나올 것이다. 혐오발언은 그 자체로 문제일 뿐 아니라 방역을 더 어렵게 한다. 그렇다고 방역을 물먹인 걸 비판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런 딜레마 말이다.

그러게 이 시국에 클럽을 왜 가냐 이 클럽중독환자들아 진짜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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