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의 동성애 반대야말로 독재의 씨앗 아닌가

황교안의 동성애 반대 발언은 그들이 부르짖는 ‘좌파 독재’가 얼마나 어불성설인지, 오히려 황교안이야말로 독재자의 성정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걸 방증한 셈인데요.

1.

일단 황교안의 발언부터 정리해보죠.

“개인적으로 동성애에 대해서 반대한다” “정치적 입장에서도 동성애는 우리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뭐 여기까지만 해도 이미 고개가 절레절레 하지만요…

퀴어축제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하네요. “현장 가서 보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결과를 사진으로 보며 정말 놀랐다”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런 축제들이 벌써 십 수 년째 계속되고 있는데” “소위 보수 정통 가치를 가진 정당에서는 동성애 그리고 학생들의 인권조례 이런 부분에 대해 현장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강고히 갖고 있다”.

2.

흔히 하는 우스개소리로 이런 게 있어요. 동성애자들은 이성애자들을 동성애자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일부 이성애자들이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바꾸려 하면서,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아우성을 친다…

자신의 가치관, 윤리관을 일종의 규격으로 삼고, 모두의 삶을 그 규격에 맞추려 하는 거죠. 실제로 그래요. 동성애자들이 원하는 건 ‘자신의 삶을 살 권리’ 인데, 보수 정치권과 개신교계가 원하는 건 ‘너희들이 내가 원하는 삶을 살게 만들 권리(?)’ 거든요. 이건 동격의 권리가 아니죠.

물론 그들은 그걸 합리화하기 위해 다양한 핑계를 동원해요. 요즘 개신교계의 대세(?)인 에이즈 창궐론이 대표적이죠. 에이즈가 일상적으로는 감염되지 않는 질병이라고 지적하니 세금폭탄론이 나오기 시작한 거고… 질병의 원인과 위험군을 구분 못하는 건 둘째치고서라도, 질병을 이유로 특정 인구 집단을 차별해도 좋다 말하는 건… 이건 너무 대놓고 파시즘적이잖아요.

3.

다시 황교안으로 돌아와서… 황교안은 퀴어축제가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기 힘든’ 행태를 보인다고 말해요. 그런데 ‘우리 사회’라는 주어에는 사실 실체가 없고, 다만 황교안 자신의 생각을 ‘우리 사회’라는… 무슨 모든 시민의 지성을 하나의 단일 개체로 묶은, 오버마인드(?)적 존재의 판단인 양 격상시킨 것이죠. 이것만으로도 사실 독단적이고, 조금 과장을 섞으면 이것도 파시즘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사실 그보다 더 문제는, 황교안이 “보지 않았다”는 거거든요. 보지도 않고 품평을 하고 있는 건데, 이건 파쇼의 또다른 징후인 반이성주의, 반합리주의의 일면이죠. 사실 한국 사회의 성의식은 매우 왜곡되어 있고, 속으로는 방탕하면서도 겉으로는 엄숙함을 요구해요. 일부 참가자들의 노출 의상이나, 몇몇 부스에서 판매했던 상품 등은 이런… 겉으로 요구하는 엄숙함에 어긋날 수 있죠.

하지만 정작 실제로 퀴어축제를 전체적으로 “보면” 말이죠… 세상에 이런 노잼도 이런 노잼 축제가 없거든요. 아니 세상에 제주 방어 축제 어디 산천어 축제 어디 오징어 축제 보다도 노잼이에요. 홍대 입구보다도 재미없는 칙칙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칙칙한 부스에서 칙칙하게 놀다가 칙칙하게 집에 가요. 이건 아마 보수 정치권이나 개신교계의 공격에 방어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기도 할 텐데요.

황교안의 문제는 그거에요. “보지 않았다”는 거. 이건 사실 반이성주의, 반합리주의라고 불러주기에도 낯뜨거운, 그냥 완벽한 지적 게으름이거든요. 좀 꾸며서 말하면 그렇고 대놓고 말하면 그냥 머리를 안 쓰는 거죠. 보지도 않은 것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을 정도로.

4.

그리고 나서 얘기하는 게 교육이에요. 여기에서 엿보이는 건, 교육을 통해 동성애를 ‘교정’할 수 있다는 생각.

역사를 잘못 배우면 혼이 비정상이 된다(…)던 박근혜 정부의 국무총리다운데요.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삶의 양태, 그것도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자기 뜻대로 교정하겠다는 거거든요. 이건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차원을 넘어선 것이고, 심지어 가치관을 주입하는 차원조차도 넘어선 것이죠. 교육이 아니라, 전국민적인 ‘교정’을 시행하는 거예요.

이러면서 나오는 게 ‘전환치료’ 같은 거. 그러니까 집단 상담 교육 등을 통해 동성애를 이성애로 ‘전환’할 수 있다는 사고인데…

여기에서 또 반이성적이고 반합리적인 면이 나오는데요. 이거 안 된다고 모든 정신의학계, 심리학계에서 계속 얘기하고 있거든요. 전환치료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그냥… 무시하는 거예요. 학문적, 과학적 성취로 이뤄낸 통설이더라도 구미에 맞지 않으면 그냥 무시해버리는 거죠.

5.

어떤 사람들은, 5.18 같은 사건에 대해 이견을 말하지 못하게 한다 해서 좌파 독재 같은 말을 쓰기도 해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이견은 누구나 말할 수 있고, 그럴 자유를 누구도 침해하지 않아요. 다만 뻘소리를 했으면 그만큼 비판을 받는 것 뿐이죠. 이걸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고 말할 순 없어요.

그리고 허위의 사실임이 명확하고 이를 인지할 만한 충분한 정황이 있음에도 이를 계속 ‘이견’이라 부르며 주장한다면, 그리고 그게 실제로 타인에게 위해를 끼치는 수준에 이른다면 처벌을 받고 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죠. 만일 무제한적인 표현의 자유를 원한다면 이걸 ‘좌파 독재’라고 불러도 좋아요. 대신 그러려면,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을 온갖 비하적, 패륜적 단어로 칭하며 일본에 나라를 팔아넘기려 한다고 진지하게 주장하더라도 이 또한 문제삼지 않을 준비가 되어있어야겠죠?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에요. 이견을 말할 자유는 얼마든지 있어요. 그러나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주장을 늘어놓으며 그걸 ‘이견’일 뿐이라고 말해서는 곤란한 거예요. 뻘소리를 할 순 있지만, 뻘소리를 뻘소리라고 까는데 ‘이견도 못 말하게 하다니 좌파 독재다!’라고 말하면 안 되는 거죠.

또 이견을 내놓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이견을 절대적인 규율인 양 취급하며 타인의 삶의 양태를 ‘고치려’ 하면 안 되는 거예요. 생각의 차이에서 그치지 않고, 타인의 삶 그 자체를 내 구미에 맞게 고치려 하는 건, 여기서부터는 진짜 독재의 영역으로 들어서는 거란 말이죠.

특히나 전국민적인 ‘교육’을 통한 ‘교정’을 얘기하고, 심지어 그 근거가 ‘보지도 않고’ 내뱉는 아무말대잔치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을 뿐더러 반증은 한아름 넘쳐나는 지적 게으름이라면 말이죠. 이 정도면 충분히 독재의 씨앗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누구 얘기인지는 주어가 없는 것으로 대강 갈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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