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은 국민을 창녀라 불렀다

나경원의 “달창” 표현. 그 표현 자체도 끔찍하게 저열하지만, 그보다도 놀라운 것은… 보수지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이 뉴스를 축소해서 보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수지는 모두 나경원이 “사과했다”는 데 주로 초점을 맞췄습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건 “문빠” 같은 표현이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정치인이나 식자들 사이에서도 쉽게 통용된다는 것. 그러디보니 나경원이 “달창” 같은 말을 내뱉는 지경에 이른 것인데… 문재인 지지자들 일부가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보수정당 지지자들 또한 그러합니다. 정도를 따지자면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더 심하고. 정치인의 지지자 그룹은 보혁을 막론하고 종종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기 마련이죠. 그런데 왜 ‘박빠’ ‘명빠’ 같은 말에 비해 ‘문빠’ 란 말이 유독 쉽게 통용되는 건 왜일까요?

사실 어원따위 아무래도 관심 없는 수준에 이르긴 했지만, ‘빠’라는 말이 여성혐오적인 멸칭임을 생각해보면 더욱이 격식 차리는 위치에서 함부로 쓸 말은 아닐 것인데.

그러니 애당초 “문빠”란 말부터가 괜찮은건가 하면 말이죠…

안 괜찮죠. 정치인들이 뭐라 상대를 비난하든 그건 그래도 그네들끼리의 싸움입니다. 그런데 “문빠”는, 이건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을 욕하는거란 말이죠. 언제부터 정치인이 국민들을 욕하는 게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용인되었죠?

이건 멸칭이에요. 어원을 따지자면 명백히 여성을 비하하는 말이고요, 이젠 어원이 크게 의미가 없어졌다 하더라도 여전히 멸시적인 용어란 말입니다. 2002년에 이회창이 “빠순이”란 말을 썼다가 난리가 났는데 (이회창은 심지어 의도 자체는 이렇게 모욕적이진 않았습니다) 왜 윤리적 기준이 그때보다도 퇴보한 거죠?

어떤 분이 민주당 원내대표가 극우 시위대를 “틀딱”이라 부르면 어떤 일이 벌어졌겠냐 말씀하시던데, 사실 정말 그렇습니다. 조중동 같은 데서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쓰니까 헷갈리는데, “문빠”는 이렇게 함부로 뱉을 표현이 아니에요.

나경원이 “달창”에 대해 “결코 세부적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반 협박(?)을 하던데, … 아니 좀 솔직해지자고요. 까놓고 말해 그 뜻 말고 대체 무슨 뜻일 줄 알고 쓴단 말이에요?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건, 백 보 양보해 설령 정확한 뜻을 몰랐다 치더라도, 그럼 왜 “달창”이란 말을 썼죠? 뭐 칭찬인 줄 알고 썼나? 그럴리가요. 나경원이 국민들을 모멸하기 위해 최대한 극단적인 욕설을 골랐다는 의도마저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그는 자국민을 공개적으로 “대통령의 창녀들”이라 칭했습니다. 의도적으로 국민들을 겨냥하고 모멸적인 언어를 사용했습니다. 이건 단순한 설화가 아닙니다. 이건 주권자로서 분노해야 할 일입니다. 이딴 정치인마저 끌어내리지 못한다면, 보수 정치인들이 국민을 무엇하러 두려워하고 행실을 삼가겠습니까? 그러니 이건 진영의 문제 또한 아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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