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의 낮은 문재인 지지율과 페미니즘 문제

20대 남성의 대통령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20대 여성과는 무려 두 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일시적인 것도 아니고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현상입니다.

사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아무도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심층조사를 진행한 것도 아니고, 심층조사를 했다 한들 사람들의 내면을 그리 정확히 들여다볼 수가 없죠. 하지만 특별히 다른 이슈가 없음에도 이 정도로 뚜렷하게 성별간 차이가 나타난다는 점, 청와대 청원 등에서 민심이 어떤 방향으로 폭발하는지를 살펴보면… 사실 다들 떠오르는 단어가 있을 겁니다. 페미니즘.

실제로 많은 여론조사에서, 20대는 유독 ‘성갈등’에 민감한 모습을 보입니다. 20대 남성의 페미니즘 운동 지지율은 고작 14%, 30대 남성에서조차 23%에 불과해요. 경제정책이 잘 돼서 다들 취업 빵빵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이렇게 역풍이 강하게 일진 않았을 거라는 데는 당연히 공감합니다만, 경제정책이나 취업시장이 읏쌰 한 번 해볼까 한다고 갑자기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좀 허무한 얘기기도 합니다.

역풍 – 소위 ‘백래시’는 이미 굉장히 강력해졌고, 아직까진 기껏해야 무당파로 빠지는 정도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안좋은 신호죠. 다소 기우에 가까운 생각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충분히 세력화될 수도 있지 싶어요. 뭐 대단한 시위가 벌어질 거란 건 아닌데, 선거, 특히 예정대로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된다면 ‘백래시’를 이용하려는 이들도 충분히 유의미한 정치세력을 형성할 수 있겠죠.

이런 얘길 하면 “그러니까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이나 해야 한단 얘기냐” “한남들이 말을 해도 못 알아먹는데 어떻게 하냐” 같은 격앙된 반응이 나오는데… 이건 백래시를 막았어야 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부드럽게 운동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아니에요. 백래시란 완전히 막을 수 있는 현상이 아니고, 운동에는 종종 선정적이고 정제되지 않은 구호도 필요하죠. 하지만 운동의 영역 바깥에서도 여전히 “어차피 한남들 빻아서 못 알아듣는다”며 우리편 사이다에만 열중하면서, 백래시를 사실상 일부러 조장하고, 그로 인해 중간지대를 일부러 잃는 건 이상하다는 거예요.

맞는 말을 해도 이렇게 하면 상대를 설득할 수가 없습니다. 직접적으로 직언을 하고, 상대를 가르치려 하는 방식은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반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분석도 있고요. 다른 긍정적인 개념과 연결하는 방식, 넛지를 이용해 은연중에 행동을 이끌어내는 방식 등이 괜히 연구되고 행정에 접목되는 게 아닐 겁니다.

하물며 운동의 언어는 간결하면서도 선정적입니다. 사실관계나 수치조차도 – 거짓말까지 하진 않지만 – 유리한 쪽으로 상당부분 왜곡하거나 좀 틀어서 쓰곤 합니다. 우리편을 결집하는데는 효과가 있겠지만, 이게 운동의 영역을 넘어 지식사회의 언어, 정치의 언어로 사용되면… 정말이지 이것보다 나쁜 전략은 없을 겁니다.

예를 들어, “본인이 가해자가 아니라면, 잠재적 가해자란 말에 발끈할 필요가 없다” “남성혐오란 존재할 수 없다” 같은 ‘맞는’ 말들이, 정말 ‘맞는’ 말인지 모르겠어요. 전혀 설득력이 없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세상 어디에 적용해도 비현실적인 말이라고 보고요. 수치를 제시할 때도 양념을 섞거나 적당히 취사 선택해 괜히 안티 페미니즘 진영에 반론의 여지를 남기는 게 이상합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이 이슈를 낡은 방식으로 소화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기껏해야 시혜적인 관점밖에 안 보이고요. 젊은이들의 날 것의 이야기를 좀 제대로 들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안 하겟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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