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이 낳은 괴물, 불신 사회

이명박 구속을 바라보며 몇 자 적어본다.

이명박은 대통령이라는, 가장 명예로운 공공의 직을 수행하면서도 자신의 사적인 부를 추구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에게 대통령직이란 온전히 그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그것이 결국 그를 인신구속에 이르게 했다.

그의 구속은 그 자신에게도, 보수에게도 비극이지만, 사회 전체에도 너무 큰 비극이다. 구속 그 자체가 아니라, 그가 구속에 이르게 된 이유가 그렇다. 그는 너무 많은 불신을 낳았다.

그는 다스가 자기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실제로, 여러 차례의 수사를 받으면서도 다스와 자신의 관계를 숨겼다. 심지어 서울시장, 대선 후보, 그리고 대통령까지 역임하면서도 말이다. 정치인으로서 정점에 섰고 그 누구보다 청렴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있었던 인물조차 이토록 불투명하게 기업을 운용하고 있었는데, 대체 경제 시스템의 투명성을 어찌 믿을 수 있단 말인가? 보통의 기업이 다스와 이명박보다 과연 투명할까?

게다가 그의 대통령직 수행 전체가 비리로 점철되어 있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었을까? 그의 주변은 그의 비리에 대해 모르고 있었을까? 대통령중심제의 폐단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시스템, 예를 들어 내각제가 된다 해서 ‘이 사람들’이 다른 정치를 할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까? 오히려 내각제는 총리와 의회가 협력관계로 서로 견제하지 못하는 시스템이 아닌가? (인기가 떨어져 박근혜로 총리가 교체될 수는 있었을지 모른다.) 이명박은 (그리고 박근혜는), 그리고 친이와 친박은 시스템으로 보완 견제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부패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것이 현존하는 ‘보수’의 거의 전부가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그가 부정직하고 부패했다 믿었지만, 지금까지 그건 심증일 뿐이었다. 검찰이 한 번, 특검이 한 번을 수사했지만 그의 범죄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고, 그를 비판하던 사람들도 그가 구속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가 그만큼 자신의 혐의를 잘 숨기기도 했지만, 검찰과 특검의 칼도 무뎠음을 부인할 수 없다. 10년이 지나서야 드러나는 사건의 실체를 바라보며,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고서야 구속되는 이명박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대체 어떻게 우리의 법무 시스템을 믿을 수 있을까?

박근혜가 당선된 18대 대선에선 대대적인 부정선거가 벌어졌는데, 이 일이 일어난 것도 이명박 때였다. 민주주의에서 선거 시스템조차 믿을 수 없다면, 민주주의 시스템이 작동할 때마다 늘 불신의 눈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음모론이 횡행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 불신을 극복하려면 굉장히 많은 사회적 비용이 소모될 것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세상은 죄다 썩었다’는 식으로 결론을 지어버릴지도 모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오로지 정직 뿐이다. 부디 이번 정부가, 그리고 앞으로의 정부가 정직하기를 바란다. 부정과 부패에 절대 관용을 베풀지 말고, 철저히 엄단하여 정직이 곧 이득인 사회를 이끌어내길 바란다. 그래서 이전 정부와 그 전 정부가 남긴 불신의 비용을 하루빨리 청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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