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가상화폐 생활정치’에 가려진 사실

조선일보가 이런 기사를 썼습니다.

홍준표 ‘가상화폐 시장 영업의 자유 보장돼야’ … 현장 목소리 청취, 조선일보

내용은 별 것 없습니다. 그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동향을 보도한 건조한 기사입니다.

이 기사를 보면, 홍 대표는 우파 정치인으로서 그럴듯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그는 첫 번째 ‘생활 정치’ 행보로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가상화폐의 기본 개념과 특징, 외국 입법례 등을 상세히 물으며, ‘민간자율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위 ‘스트레이트 기사’는 보통 이렇게 뽑긴 하죠. 그렇긴 한데요… 문제는 홍 대표가 ‘가상화폐의 기본 개념’을 물은 게 굉장히 수준 미달이라는 겁니다. 머니투데이 the300의 기사가 당시 상황을 전하고 있죠.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가상화폐 학습기’, 머니투데이 the 300

“채굴한다는게 뭔가. 어제 티비에서 보니 무허가로 채굴기를 들여와서 관세청에 압류가 된다던데. 금 캐듯이 하는 건가. 왜 그걸 하려면 전력이 많이 들고 컴퓨터를 써야 하나.”

(유시민 전 장관을 두고) “그 사람도 잘 몰라. 나 보다 더 몰라. 이야기 안 들어도 돼. 그 사람은 혼자 떠든다.”

이게 당시 홍준표 대표의 발언이에요. 초중생이 네이버에 가상화폐만 한 번 쳐봤어도 저런 질문은 나오면 안 돼요. 홍준표의 가상화폐에 대한 이해 수준은 심각한 수준으로 뒤떨어지는데, 누구누구는(정확히 말해, 유시민이요) 가상화폐에 대해 잘 모르고 떠든다며 자기 잘난 맛에만 취해 있죠.

자유한국당 측에서 이걸 ‘생활정치’나 ‘현장 목소리 청취’ 등으로 명명했을 수도 있을 거고, 보통 이런 행보에 그런 이름을 붙여왔던 것도 사실이긴 한데…

문제는 홍준표는 이제껏 없던 스타일의 정치인이란 거죠. 조선이나 연합 등에서 나온 ‘현장 목소리 청취’ ‘생활정치’ 등의 기사를 보면 홍준표가 얼마나, 해도 해도 너무할 정도로 ‘무식한’ 질문을 했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 무식한 질문들을 ‘기본 개념을 상세히 물었다’는 긍정적인 문구로 포장해 퉁쳐버리거든요. 가상화폐 채굴기가 금 캐는 거랑 비슷하냐는 질문이 정말 ‘현장 목소리’ 를 듣는 과정일까요?

전 미국 언론이 트럼프 당선 때 냈던 반성의 목소리가 우리에게도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트럼프 같은 미치광이도 어쨌든 중립을 지켜 민주당 정치인이나 후보는 물론, 같은 당 정치인들과도 똑같이 ‘중립적으로’ 다루려 하다 보니, 트럼프가 마치 ‘정상 후보’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는 거죠.

홍준표는 멍청한 소리도 잘 하고, 미친 소리도 잘 하고, 범죄에 가까운 혐오발언도 많이 하지만, 언론의 ‘스트레이트’ 기사 속에선 그의 이런 문제들이 적당히 눙쳐져버리죠. 홍준표가 아무리 미친 소리를 해도 ‘여야 대립’, ‘야당 대표의 반박’ 같은 틀 속에 끼워져요.

뿐만 아니라, 홍준표가 미친 소리를 하는 건 사실상 상수인 까닭에, 아무리 미친 소리를 해도 언론이 그다지 주목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죠. 문재인이 막말을 하면 굉장한 뉴스지만 홍준표가 막말을 하는 건 별 일 아니니까, 홍준표의 막말들은 심지어 보도도 잘 안 되는 거죠. 그렇게 홍준표도 ‘정상 정치인’으로 포장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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