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의 탄핵 축하 공연

12월 22일 오늘은 콜드플레이 슈퍼콘서트의 2차 서울 공연 예매일이었다. 앞서 예매가 이뤄졌던 1차 공연은 삽시간에 매진되며 수많은 팬들의 절망을 낳고, 수십 만 원의 웃돈이 붙어 표가 거래되고 있던 상황. 슈퍼콘서트와 콜드플레이는 추가 공연을 결정, 과연 실패하더라도 다시 한 번 일어설 기회를 주는 복지국가의 미덕을 실천하였으나 – 아뿔싸, 자본주의는 부익부 빈익빈의 세계. 인터넷에는 두 번의 공연을 모두 예매한 승자들과 괜한 배려로 두 번 좌절을 맛본 패자들의 인증으로 가득찼으니.

하필 마침 한국 사회가 극도의 혼란과 불확실성 속에 놓인 때 이뤄진 콜드플레이의 내한. 패자들의 저주어린 마음을 염원으로 바꾸어 부디 빨리 그분께서 자리에서 내려오시고 모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을 지기를 바라면서 준비해보았다. 이름하야 콜드플레이의 탄핵 축하 공연.

 

Viva La Vida

한때 세상을 지배했었네 내 말에 바다가 솟아올랐지
적들의 눈 속에 어린 공포를 느끼며 주사위를 던졌네
이제 난 아침에 홀로 잠들고 한때 소유했던 거리를 빗질한다네
군중의 노래를 들어보게, “옛 왕은 죽었다! 새로운 왕이여 만세!”
혁명가들은 내 머리가 은쟁반에 담겨 나오기를 고대하고 있네

 
첫 곡으로는 역시 이만한 곡이 없다. 혁명으로 물러난 왕이 권력과 삶의 무상함을 노래하는 이 노래는 화자를 그대로 박근혜로 바꾼다고 해도 어색함이 전혀 없을 것이다. 마침 왕을 “외로운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로 묘사하는 부분도 압권.

 

Speed of Sound

읽지 못한 표지판들, 보지 못한 빛들
네가 믿어야만 하는 것들과 날 혼란스럽게 하는 것들

모든 소음과 모든 소리와 내가 찾은 모든 장소와
새들이 음속으로 날아가네
모두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보여주려
새들은 지하로부터 날아올라왔네
너도 볼 수만 있다면 내 말을 이해할 수 있을거야

 
첫 번째 노래가 탄핵 소추된 박근혜를 묘사한 것이라면,  두 번째 노래는 특검과 헌법재판소가 음속처럼 신속하게 사건을 수사하고 결정을 내리길 촉구하는 노래다. 최순실 사태는 범인으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사태다.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공은 헌재와 특검으로 넘어갔다.

 

The Scientist

당신의 비밀을 말해주세요
제게 궁금한 걸 물어주세요
우리는 처음으로 돌아가야 해요
이렇게 헤어지는 건 너무 슬퍼요
아무도 쉬울 거라고 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힘들 거라고 한 사람도 없어요

 
국회는 박근혜가 직접 헌재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통으로 유명했던 박근혜의 목소리를 국민이 직접 들을 첫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 우습게도, 박근혜가 조금만 더 주변과, 언론과, 그리고 국민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더라면, 이런 헌정사의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Sky Full of Stars

괜찮아, 내 마음을 찢어버리더라도
네 품 속에서 죽고 싶어
하늘 속에서, 별들로 가득찬 하늘 속에서
널 보았던 것 같아
넌 너무도 아름다워

 
이젠 배신하고 박근혜 때리기에 여념이 없지만, 한때 TV 조선은 박근혜를 두고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를 느꼈던(…) 바 있다. 박사모가 박근혜로부터 느끼는 것도 그러할 것이다. 그들에게 박근혜는 별들로 가득찬 하늘 속에 있는 너무도 아름다운 존재인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박근혜가 국정을 찢어발기더라도 태극기를 들고 그 품 안에서 죽기를 노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Death and All His Friends

처음부터 끝까지 싸우길 원하지 않는다
재활용된 복수의 순환을 원하지 않는다
죽음과 그 모든 친구들을 따르기를 원하지 않는다

 
박근혜와 그 부역자들을 국정으로부터 내쫓고 받아야 할 응당한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그건 복수의 순환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적으로부터 우리가 정권을 되찾아오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박근혜와 같은 암군이 다시 등장할 수 없도록 민주주의의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그런 혼용무도한 암군이 다시 등장했을 때 이를 막고 제지하기 위하여, 권력의 구조가, 정당의 양심이, 언론의 건강함이 다시 살아나야 한다.

 

Paradise

그녀는 작은 소녀였을 적 세상을 기대했었죠
하지만 세상은 그녀의 손에서 멀어졌고
그녀는 잠 속으로 도망쳐 천국을 꿈꾸기 시작했어요
바퀴가 나비를 뭉개버리고 모든 눈물이 폭포가 되었을 때
밤에,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에
그녀는 눈을 감고 날아갔어요

 
박근혜는 자라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국정을 이끄는 게 아니라 그저 대통령이 되어 아버지가 있었던 자리에 앉는 것만이 목적이었던 것처럼 보인다. 국정은 험난하고, 대통령의 무거운 직무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었지만, 박근혜는 드라마 속으로 도망쳐 길라임으로서 천국을 꿈꿀 뿐이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순간에도, 그는 눈을 감고 자신만의 꿈 속으로 날아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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