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대 슈퍼맨이 낳은 드립들 (스포)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 스포일러가 딱히 중요한 것 같지도 않고, 다들 어떻게 될지 다 알고 있는데다가 트레일러가 사실상 스포는 다 해놨고…

올 최대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개봉 첫 주말 미국에서만 1억 7천만 불을 벌어들이며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평단에서의 반응은 냉정하다. 뉴욕타임즈는 “재미도 없는데 멍청하기까지 하다(isn’t fun, and it isn’t thinking, either)”고 평했고, 복스는 “만화 팬들에 대한 범죄(this movie is a crime against comic book fans)”라고 말했다.

복스는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이해할 수 없는 점을 19가지로 정리했다. 제목만 봐도, 영화를 본 모두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복스가 제시한 19가지 의문점은 다음과 같다.

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19 things don’t make sense in this nonsensical movie, vox

  1. 배트맨은 왜 그렇게 잘 속는가?
  2. 세상은 슈퍼맨을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건가?
  3. 아프리카에서의 대학살에 대해 왜 다들 슈퍼맨을 비난하나?
  4. 원더우먼은 메트로폴리스에 왜 왔나?
  5. 렉스 루터는 뭘 원하는 건가?
  6. 로이스 레인은 마술사라도 되나? (어떻게 그렇게 적재적소에 등장하는가?)
  7. 슈퍼맨과 로이스 레인은 왜 서로 좋아하나?
  8. 배트맨은 왜 슈퍼맨을 죽이지 않기로 한 건가?
  9. 슈퍼맨은 왜 그 중요한 얘길 싸우기 전에 먼저 하질 않는 건가?
  10. 슈퍼맨과 싸우기 위한 배트맨의 계획은 대체 뭐였나? (배트 시그널만 켜면 된다고?)
  11. 배트맨은 왜 렉스 루터의 밀수에 대해 알아내고서도 그 진짜 의도를 의심하지 않는건가?
  12. 이 영화의 모든 것들은 왜 이리 쓸데없이 복잡한가?
  13. 슈퍼맨은 왜 휠체어의 폭탄 소리를 듣지 못한 건가?
  14. 데일리 플래닛은 일을 왜 그렇게 하는가?
  15. 크립톤 우주선은 렉스 루터를 왜 새 주인으로 받아들인 건가?
  16. 슈퍼맨은 왜 죽였나?
  17. 클라크의 꿈에서 나타난 아버지는 무슨 소릴 하고 싶었던 건가?
  18. 투창(Spear) 쓰는 법 다들 모르나?
  19. 이런 젠장 배트맨의 꿈 시퀀스는 도대체 뭔 생각인거야?

배트맨 대 슈퍼맨의 허술한 설정을 비판하는 건 미국 언론 뿐만이 아니다. 한국의 영화 팬들도 허술한 스토리 전개에 혀를 내두르며 다양한 비판과 패러디, 풍자를 쏟아내고 있다.

던옵저, 뭐든지 OK인 긍정적 세계관, 멧가비

복스는 배트맨이 왜 이리 멍청하냐며 한 마디 하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멍청한 건 배트맨 하나만이 아니다. 브루스 웨인은 렉스 루터의 파티에서 어딜 봐도 수상한 몸가짐으로 수상하게 돌아다니다며 수상한 장치를 설치하다가 렉스 루터의 비서 머시에게 발각된다. 브루스 웨인은 어리버리하게 화장실을 찾고 있었다고 변명하는데… 보통 영화라면 여기서 양자의 두뇌싸움이 연출될 법 한데, 이 영화에선 그런 거 없다.

수없이 많은 장면들이 웃음거리가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웃음거리는 역시 ‘마사’ 일 것이다. 크립토나이트 창에 찔려 죽을 위기에 처한 슈퍼맨이 “마사를 구해야 해”라 말하자, 배트맨이 “왜 마사란 이름을 말한 거냐”고 따진다. 우연찮게 두 슈퍼히어로의 어머니 이름이 모두 ‘마사’로 같았던 것. 로이스 레인이 등장해 “마사는 슈퍼맨의 어머니”라고 말해주자, 배트맨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슈퍼맨에게 협력하기로 한다(…).

굳이 설명하자면야, 신적인 힘을 가진 초월자라고만 생각했던 슈퍼맨이 알고보니 자신과 마찬가지로 가족을 구하려 하는 평범한 존재임을 배트맨이 알게 되는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연출이 너무 작위적이고 생뚱맞아 그저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저 둘이 형제였냐”는 반응이 나왔다는 썰도 있을 정도니 두 말할 필요가 있으랴.

덕분에 이런 드립도 탄생했다.

뱃신이 살인하는데도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살아있는 이유 알려준다.txt, 디시인사이드 히어로 갤러리

렉스 루터가 보기 좋게 메타 휴먼들을 (심지어 심볼까지 만들어서) 정리해놓은 것을 보고 이런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렉스 루터는 그냥 금손 덕후인데, “하앍하앍 원더우먼쨩 실물 보고싶다” “비활동긴데 어케 활동하게 해드리지” 하다가 배트맨 대 슈퍼맨을 기획한 것이라나. 렉스 루터가 메타 휴먼들을 분류해놓은 것을 보고 야동 분류해놓은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뱃대숲 망한 기념/ 컷부 만화 패러디 해봤음, 디시인사이드 히어로 갤러리

역시 한국 인터넷 문화의 산실 디시답게 온갖 패러디들이 튀어나온다. 한 유저는 단 한 사람, 배트맨만 빠져도 영화가 이모양 이꼴이 되지는 않았을거라며 다시 쓴 시나리오를 올려 큰 호응을 받았다.

[스포]내가 돈 오브 저스티스 다시 찍는다, 디시인사이드 히어로 갤러리

시나리오의 완성도는 훨씬 높아진 느낌이지만, 우린 다 알고 있다. 배트맨이 돈줄인데 배트맨을 뺄 리가 없다는 것을. 저스티스 리그는 안 될거야, 아마.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