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씨의 표현을 잠시 빌어 말하자면, 서프라이즈가 아직도 “황빠 짓”을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단순한 황빠 짓이 아니다. 폭력과 매도, 음모론과 위협, 인격 말살이 판치는 저급한 정치 놀음 중이다. 그들은 정부와 과학계, 재계, 종교계가 모두 손잡고 황우석이란 인간을 죽이려 든다며 핏대를 세운다.

황당한 일이다.

PD 수첩의 문제 제기로 촉발된 소위 “황우석 사태”에서, 황우석 비판자들은 언제나 소수였다. 황우석이 자신의 거짓말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을 때도 그러했고, 심지어 황우석의 논문 조작 의혹이 신빙성있게 제기되었을 때도, 황우석의 랩에서 거짓말과 매도가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왔을 때도 역시 황우석 지지자들이 비판자보다 훨씬 많았다. 또한 지지자의 일부는 자신의 세(勢)를 믿고 비판자들을 억눌렀으며 욕설을 퍼부었다.

황우석 비판자들은 폭력의 위협에 떨어야 했다. PD 수첩의 두 PD는 물론이며, 황 랩의 거짓을 폭로한 내부 고발자도, 프레시안의 생태론자 강양구 기자도 모두 그랬다. 황우석을 비판했던 이들은 “남이 잘 되는 꼴 못 보는 매국노”로 매도당했으며, 이 나라에 발붙일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는 언어의 폭력에 시달렸다. 이건 정상이 아니었다. 광기에 사로잡힌 황우석 지지자 일부의 언동은 김규항같은 이들에 의해 파시즘으로 규정되었으며, 나는 그 말에 동의했다.

그 중심에 있던 것이 아이러브황우석, 서프라이즈 등의 인터넷 사이트다. 아이러브황우석은 애당초 태생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 해도, 서프라이즈의 폭력적 행보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황우석 사태 내내, 심지어 지금까지도 서프라이즈의 운영진은 황우석을 지지하고 음모론을 제기하는 글을 끊임없이 메인 화면에 올려보냈으며, 김동렬씨나 서영석씨 등 고정 필진들은 “MBC의 난동” “황우석에 대한 지지는 인간 존엄에 대한 지지” 운운하며 여론을 선동했다. 황우석 랩의 거짓말과 선동은 서프라이즈에 의해 모두 재생산되었으며, 기자들의 무지와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서프라이즈에 의해 추앙되었다. 다 PD 수첩이 매국노로 몰리고 황우석 前 서울대 석좌교수가 순진한 과학자로 통하던 그 때 서프라이즈가 했던 짓이다.

그 서프라이즈가 지금와서 “언론의 음모”라느니 “황까들의 준동”이라느니 하는 말을 내뱉는 것은 한마디로 코메디다. 애당초 포퓰리즘에 의지하고 진지한 지식인들을 매도했던 것이 서프라이즈 그 자신이었다. 그곳은 옐로 저널리즘의 원천이었으며, 괴벨스의 여론 선동과 이를 따르는 맹목적 대중만이 존재했던 곳이었다. 완벽한 앵똘레랑스의 축이었다.

그들은 망각하고 있다. “anonymous”와 “아릉~”과 같은 누리꾼들이 논문 조작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지 않았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세기의 과학 사기꾼 황우석이 그 압도적인 여론을 등에 업고 끊임없는 거짓말로 비판자들을 압살했을 것이다. 지난 수개월동안 황우석의 랩에서 끊임없이 터져나온 거짓말, 그리고 비판자들에 대한 매도를 막아낸 것은 바로 그 비판자들의 건전한 문제 제기였다.

지금 서프라이즈는 황우석 논문 조작 의혹을 제기한 “아릉~”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엉뚱한 음모론을 들고 나와 그 인격을 말살하느라 여념이 없다. “아릉~”의 신상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하는 것이 한 개인에 대한 테러 행위란 사실이 그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그들은 “황우석 박사와 김수 연구원을 매도하는 ‘아릉~’ 역시 광장에 나와 검증받아야 한다”고 소리치고 있지만, 정작 그들 스스로가 지난 수개월간 행했던 황우석 비판자들에 대한 인격 말살은 전혀 사과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프라이즈의 장사가 있다. 개혁 장사에 이은, 애국 장사. 그래놓고 이제 와 한나라당 의원의 성추행에 관한 글들로 메인 화면을 가득 뒤덮는다. 오심이 느껴질 정도로 지저분하다. 서프라이즈엔 더이상 열광의 광기조차 남아있지 않다. 그곳에 남은 것이 있다면, 썩은 살집이 다 떨어져버린 초라한 해골 대왕과 불이 휩쓸고 간 거대한 폐허 뿐이다.

巳足

화(禍)는 글을 쓰는 데 중요한 모티프이지만, 제대로 된 글이 쓰여지기는 어렵다. – 서프라이즈의 몰염치한 작태에 분노하긴 했지만 그 화(火)를 풀어갈 만큼 글솜씨가 없다는 게 아쉽다. 아, 서프라이즈, 해골 대왕이 다스리는 거대한 폐허여!

  하나의 댓글

  1. `인티바다’라는 검색사이트에서 서프라이즈를 검색하다 님의 글이 블로그줄 상위에 있기에 함와서 읽어 봅니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쯤의 글이네요…(검색사이트의 안이함에 황당…–;;)

    저는 그렇습니다. 님의 글에 비판 혹은 반론한다거나 저에 대해 변론을 한다기 보다는 서로간에 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픈 맘으로 이글을 씁니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또는 그 이전이나 서프를 자주 들르던 네티즌으로서…

    국민보고서(서프연대),동네수첩(이노),미방영추적60분영상(문pd), 그리고 최근의 최신 자료CD(협동자료임)…그 외에도 많이 있지만…최소 이 4가지를 함 봐 주십사 권해드립니다.

    요즘 법원에서 재판이 한창 진행되고 있으며 진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 국민으로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지요…

    기회가 되면 가부를 떠나 모든것을 터놓고 부담없이 얘기나눌 수 있으면 좋겠네요.

 댓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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