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판결문을 읽고

일베충 모드 돌입.

판결문을 읽는다고 해서 내가 무슨 법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으랴, 아는 게 없는데(…) 뭐 주워듣기로는 RO의 실재 여부, 구체적 위험성이 존재하는가 여부 등이 법리적으로 다투어야 할 부분이라고 한다. 이쪽은 일단 모르는 얘기니까 차치물론하고.

재판 진행 동안 언론은 ‘절두산 성지’를 ‘결전 성지’로 녹취하는 등 녹취록의 문구가 잘못되었다는 보도를 내놓았고, 이를 근거로 혹자는 이 사건을 용공조작 사건으로 포장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112곳에 ‘달하는’ 녹취 오류에도 불구하고 내용의 큰 맥락이 미제 몰아내고 남쪽에서 혁명 완수하자는 무시무시한 내용에서 갑자기 민족공영 한반도 평화공존을 얘기하는 분홍빛 스토오리로 변해버리진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관대하게 읽어도 이건 내란 얘기하는 내용이 맞다.

그래서 법의 영역 대신 정치의 영역에서 이 사건을 보면, 결국 쟁점은 – 그래서 그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 내란을 ‘얘기’할 정도로 미친 놈이었느냐, 내란을 구체적으로 ‘계획’할 정도로 미친 놈이었느냐, 이렇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건 사실 쟁점이 아니다.

현역 국회의원이 내란을 ‘얘기’하는 미친 놈이었는가, 내란을 ‘계획’하는 미친 놈이었는가. 이게 법정에서는 치열하게 다퉈야 할 문제겠지만, 정치의 영역에서도 그런가? 국회의원이 북한이랑 짝짝꿍하고 내란을 뭐시깽이하는 미친 놈이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패닉이다.

국회의원이 뭔가. 삼권의 한 축이다. 장관을 핏대 세우며 혼낼 수 있다. 그 자신이 헌법기관이라 불리는 존재다. 실제로 현실 정치에 끼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그냥 미친 놈이 아니라, 실제로 이 나라에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미친 놈이란 것이다.

그래서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가 하면… 모르겠다. 이게 공안정국의 시발이 될 수도 있겠지. 무리한 법 적용이라 비판할 수도 있겠고. 그렇지만 다수의 사람들에게 판결문을 읽고 판단하게끔 한다면, 오히려 12년 형을 훌쩍 뛰어넘는 형이 나오지 않을까 마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우리 국회의원이 북한편이래요. 게임 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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