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에 대한 에피스테메’ 시리즈 이후 오랜만에 만든 링크 모음집입니다. 잘 아는 분야도 아니고, 크게 관심있는 분야도 아니었기 때문에 관련 커뮤니티나 블로고스피어에서 나오는 의견을 정리하기보단 뉴스와 보도자료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간략히 만들어봤습니다. 황우석 사태 때와 달리 이것이 사실관계(fact)의 문제라기보다 철학과 이데올로기, 가치의 문제라는 점도 걸려요. 고로 이 문제에 대한 저의 의견이란 “너도 옳고 너도 옳다”는 식의 양시론(兩是論)에 불과할 것 같습니다.
의료법 개정안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의사의 직권을 부당하게 침해한다는 것으로 주로 의사 직군에서 나오는 얘기입니다. 두 번째는 이것이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에 의료의 영역까지 침범당한 결과라고 보는 견해로 주로 진보진영 및 시민단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의료법 개정안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은 주로 병원협회 등에서 나오고 있는데, 의료에 시장의 효율성을 도입함으로써 자연스런 수요-공급의 균형과 조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국정브리핑, <의료법 개정, 국민이 편해지는 10가지>
국정브리핑, <의료법 개정, 의료인.병원 좋아지는 27가지>
온라인, <[기고]환자 편의 증진.불합리한 규제 개혁이 핵심이다>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기관 운영에 시장논리를 도입할 수 있게 합니다. 예를 들어 의료기관의 인수합병을 가능케 하고, 부대시설의 설치를 용이케 하며, 비급여 비용에 대한 의료비 할인/면제 등을 가능케 하는 등의 조항들이 바로 의료기관을 보다 친(親) 시장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들입니다. 또한 병원은 비급여 비용을 환자가 볼 수 있도록 책자 등의 형태로 고시하여야 합니다. 환자가 비급여비용의 수준을 보고 ‘더 싼 병원’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는 환자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좌파진영도 환영하는 바입니다.
민중언론 참세상, <의사도 국민도 고달프다>
민중언론 참세상, <한겨레, 의사 집단휴진으로 의료법 본질 놓쳤다>
참세상에 따르면, 좌파진영이 걱정하는 부분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허용 △의료법인의 인수합병 허용 △비전속 의사 진료허용 △비급여비용에 대한 가격계약허용 △비급여비용에 대한 할인면제에 대한 유인알선 허용 △의료광고 허용 및 범위 확대 △부대사업 범위 확대 등입니다. 바로 ‘의료의 시장화’ 부분인데, 좌파진영은 그동안 의료의 상업화에 대해 알러지에 가까운 반응을 보여 왔습니다.
특히 좌파진영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부분은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 내에 의원급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게 하는’ 부분입니다. 현재 좌파진영이 한국 의료체계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지적하는 부분이 바로 의료전달체계의 왜곡인데, 이 개정안이 병원급 의료기관으로의 환자 편중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켜 의료전달체계를 완전히 붕괴시킬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좌파진영은 “만들어진 병상은 채워진다”는 말로 대표되는, 공급-수요가 비대칭적인 의료시장의 특성 때문에 걱정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이 개정안에는 노무현 정부의 친 시장적이고 친 자본적인 정책, 소위 이 정부의 ‘신자유주의 경제관’이 상당히 짙게 반영되어 의료 공공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의견입니다. 경향신문이 주관한 아래의 대담은 바로 그 논점에 대한 좌파진영과 우파진영의 치열한 견해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비급여비용 고시 의무 등 환자의 알 권리나 편의에 직결된 조항들은 그 효과가 미비하여 사실상 생색내기에 불과하리란 것이 좌파진영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고가의 의료 행위, 복지부의 임종규 팀장이 예로 들고 있는 성형이나 보철 등의 분야에서는 새로운 개정안이 매우 의미가 있으리라 봅니다. 다만 좌파진영의 시선은 아무래도 고가의 의료행위보다는 서민이나 빈곤층과 직결된 부분에 맞춰지겠지요. 그래서 이런 견해차가 생기지 않는가 싶습니다.
뉴라이트의사연합, <의료법 개정안을 백지화하라>
노컷뉴스, <’의료법 개정안’ 5대 쟁점사안은>
한편 의사 진영이 의료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초점이 좀 다릅니다. 의료법 범위가 축소된 점, 간호진단이 명시된 점, 의료행위에서 투약이 빠진 점, 유사의료행위가 양성화된다는 점, 표준진료지침 문제 등으로 이 부분에서 의사협회-보건복지부가 강력히 대립하고 있습니다. 법률적으로 보장되었던 자신들의 밥그릇이 위협당할 ‘수도 있는’ 법률 개정안에 의사협회가 반발하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법에 매여 사는 의료인들이 법률 개정 한 줄 한 줄에 민감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복지부의 논리가 상당히 잘 짜여져 있다는 것 또한 인정하지만, 만일 의사협회의 반발이 정부의 주장처럼 기우에 불과하다면 좀 더 확실하게 의사들의 주장을 논파해주기 바랍니다. 복지부의 해명은 의사 진영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에는 너무 불친절해 보여요. 가십거리이긴 하지만, 좌파진영 일부에서는 이것이 보건복지부와 유시민 장관의 고도화된 정치 행위로서, 의사협회의 집단행동을 일부러 유도하여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고취시키고 국회의 동의를 얻어내고자 한 정치적 전략이었다는 음모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좋은 자료들을 모아주셨네요. 잘 보고 갑니다 ^^
제 네이버 블로그에 담아가고 싶네요.. 출처는 꼭 남기겠습니다.
논쟁 – 의료법 개정안의 희망과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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