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최근 한 인터넷 미디어(?) 편집진으로 일하면서 – 이 인터넷 미디어(?)에 대해서는 차차 자세히 소개할까 싶다, 지금은 이 블로그가 완전 정전 상태였던 고로 – 여러 사람들을 만났는데, 부끄러워 테이블 밑으로 숨고 싶을 때가 많았다. 언제 특히 그러한가 하면, “예전부터 블로그를 보고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같이 일하고 있는 별칭 ‘두목’은 이런 얘길 했다. “뭔가 건질 글이 있나 해서 네 블로그(새벽 내리는 길)를 뒤졌는데 정말 이렇게 글을 못 쓰는 애였냐 싶더라.” 뭐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대강 이런 뉘앙스였겠지. 그런데 사실 정말 그렇다. 정확하진 않지만 이 블로그가 유지된 게 벌써 9년 쯤 된 것 같은데, 초반 4~5년 동안 썼던 글은 그야말로 목불인견이고, 그 이후로 썼던 글들도 참 그다지(…)

이건 나 개인에게는 좋은 일이다.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성장의 가장 큰 계기는 역시 ‘인터넷 주인찾기’와의 만남이었던 것 같다. 그야말로 우물 속에 있었던 내게 있어서는 정말 대단한 경험. 민노씨라거나 이정환 님이라거나, 어쨌든 인터넷에서 글로 접했던 내공 있는 블로거들과 직접 만나며, 글 한 편 한 편을 쓰는 게 훨씬 더 조심스러워졌던 것 같다.

그래서 한동안 방치했던 블로그를 살리는 김에 증거 인멸을 기도하기로 했다. 물론 우리의 구글신이 있는 이상 완벽한 범죄는 불가능하겠지만, 어쨌든 굳이 그렇게까지 옛 글을 찾아 읽을 분이 많을 것 같지는 않아서. 어쨌든 새벽을 기해 몰래 일으킨 범죄는 이제 시간 속에 묻힐 것이다. 옛 새벽길은 이제부턴 없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어야 하리라!

“증거인멸”에 대한 2개의 댓글

  1. 예인님 알게된게 2006년인데 그후에 정말 1년중에 300일은 들여다본것 같습니다.^^;
    제가 딱 인터넷을 켜면 항상 들리는 곳이 예인님과 리승환님 블로그였던거같습니다.
    사실 비중은 예인님이 훠~어어어얼씬 ㅋㅋㅋ
    글 내용중에 “예전부터 지켜보고 있었다는거”에 흠칫해서 댓글 간만에 남깁니다.
    옛 새벽길글도 잘 보곤했는데 이렇듯 증거인멸하신다니 아쉬운 마음이 들려고ㅠㅠ

    아 요즘 ppss잘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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