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키노트 – 도입부
최고의 스타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가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디자인. Mac OS X으로 상징되는 혁신적인 유저 인터페이스. 애플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요소들이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떠오르는 애플만의 고유성이 있으니, 바로 ‘루머’다. 심지어 씽크시크릿처럼 애플 관련 루머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이트가 있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아이폰은 루머 마케팅의 결정체였다. 아이폰에 대한 루머는 애플이 iphone.org 도메인을 구입한 이래 무려 8년 동안이나 지속되었으며, 제품 출시가 목전에 다가온 2006년엔 정점에 달했다. 디자이너 지망생들이 아이폰의 예상되는 디자인을 뽑아내 자신의 블로그나 각종 사이트에 업로드했고,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폰 출시가 애플 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있었다. 루머가 얼마나 막강했는지, 한국의 어떤 기자들은 이 루머를 사실로 착각해 “애플의 스티브 잡스 회장이 아이폰을 발표했다”거나 “아이폰 광고가 미국 전역에 방송중”이란 식의 기사를 쏟아내기까지 했다.
블로그, 디그, 그리고 주류 언론까지 루머에 가담함으로써 애플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아이폰을 맘껏 홍보하였다. 모르긴 몰라도 수 백 수 천 만 달러를 가볍게 상회하는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루머에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는데, 정작 실제 제품이 공개되었을 때의 충격이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침을 튀기며 제품의 혁신적인 기능을 소개하지만, 막상 그 모든 기능이 루머를 통해 흘러나온 정보들이라면 어떨까? 심지어 루머보다 못한 제품이 나왔다면? 사람들은 실망하고 등을 돌릴 것이다. 문제는, 루머를 뛰어넘는 제품은커녕 루머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기조차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루머는 입만 열면 만들 수 있지만 제품은 그렇지 못하다. 루머는 얼마든지 부풀릴 수 있지만 제품도 그렇게 부풀릴 수는 없다.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가 굉장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다른 기업의 CEO가 키노트를 했다면 루머로 나놀던 기능을 그저 기계적으로 서술하는데 그쳤을 것이며, 소비자들은 다들 실망했을 것이다. 루머를 제품 발표의 장애물로 생각하면 이렇게 된다. 그러나 그는 다르다. 짧으면 며칠, 길면 몇 년동안 쌓인 루머를 오히려 재료로 씀으로써 더욱 거대한 핵폭탄을 터트린다. (“Boom”은 스티브 잡스의 유행어 중 하나다.) 그렇다고 (애플다운 디자인과 UI가 돋보이긴 하지만) 막상 루머를 뛰어넘는 굉장한 제품이 나오는 건 아니다. 멋진 쇼를 통해 제품을 빛나게 하는 것이다. 매킨토시와 아이팟을 예로 들며 사람들의 관심을 최대한 고조시켰다가, “루머로만 나돌던 혁명적인 세 가지 제품을 하나로!” 하는 식의 멋진 각본에 맞춰 아이폰을 내놓는다. 그리고 그것을 맥과 아이팟에 이은 애플의 세 번째 ‘대표상품’으로 각인시킨다. 아이폰 키노트 동영상, 그 중에서도 스티브 잡스의 ‘쇼’가 가장 화려하게 빛난 도입부 영상이다.
애플 사이트에서 키노트 전부 보기
키노트 다운받기(아이튠스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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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들고 나온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를 보며 느낀 것은 “애플이라는 회사, 아니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은 누구나 한번 쯤은 생각해본 그러나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일들을 가장 먼저 시작..